
미 해군의 시울프급 핵추진 잠수함 코네티컷호가 최근 남중국해 상에서 정체불명의 물체와 충돌해 일부 승조원이 가볍게 다쳤으나, 잠수함 가동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은 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코네티컷호가 지난 2일 오후 인도·태평양 공해 상에서 작전 도중 특정 물체와 부딪혔다”며 “현재 잠수함은 안전하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군은 충돌 장소를 ‘인도·태평양 공해 상’이라고만 밝혔으나, AP통신은 익명의 해군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코네티컷호가 통상적 작전을 수행하던 중 남중국해에서 이번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한 해군 당국자는 “중국이 충돌을 일으켰을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며 “바다에 잠긴 난파선이나 화물 컨테이너 같은 물체에 부딪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충돌이 발생한 지 거의 일주일이 다 돼서야 이 사실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는 “코네티컷호가 괌으로 돌아갈 시간을 벌기 위해 보안을 유지했다”고 해군 당국자는 설명했다. 해군은 인명을 위협할 만한 부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코네티컷호에는 일반적으로 15명의 장교와 100명의 병사가 탑승하는데, 10여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해군은 “코네티컷호의 핵추진 시설과 공간은 영향을 받지 않았고, 완전하게 가동할 수 있는 상태”라며 “사고 대응 지원을 요청한 적도 없으며,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미·중 갈등의 또 다른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며 자국의 핵심이익 사안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강조하며 맞서고 있다.
외신들은 최근 중국군이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잇달아 침범하면서 역내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충돌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이번 사태는 미국·영국·호주가 중국 포위망을 형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간주되는 안보협의체(오커스·AUKUS)를 출범시킨 지 불과 몇주 만에 일어났다”며 “오커스 합의를 통해 호주는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공유하게 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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