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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데이트비 내야 한다고?… 日여성 80% “아니다, 공평하게” [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입력 : 2021-10-08 13:00:00 수정 : 2021-10-10 21: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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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더치페이 하는 모습을 그린 일러스트. R25캡처

 

일본 정부 기관인 내각부가 최근 흥미로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남녀를 둘러싼 고정관념을 주제로 했는데 조사 결과 일본 여성들은 서구화된 개방적인 인식이 많았던 반면 남성은 ‘남자다움’과 기존 남녀 간의 역할을 나눠 생각하는 경향이 컸다.

 

예를 들어 “데이트 비용은 남성이 내야 한다”는 생각은 여성이 아닌 남성들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다움. 여성스러움’

 

앞선 3일 NTV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는 전국 20~60대 성인남녀 1만 330명을 대상으로 ‘남자다움. 여성스러움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내용은 “남자는 OOO 해야 한다”, “여성은 XXX 해야 한다” 등 지금까지 일본 사회에 뿌리내린 남녀의 모습, 행동, 인식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정부 기관이 이같은 조사를 벌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양한 의식 조사 중 남녀 간 생각차가 컸던 항목은 “남자는 OOO해야 한다”, “여성은 XXX해야 한다” 등 무의식중의 편견이었다.

 

일부를 보면 일본 여성의 80%는 “남성이 데이트비를 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또 “남성은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면 안 된다”, “대(가업 등)를 잇는 건 남성이어야 한다”, “남자는 결혼해 가정을 가져야 한다”, “남성은 일하고 가사와 육아는 여성이 해야 한다” 등 생활과 일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에서 남녀간 인식차가 컸다.

 

이같은 인식 차이는 전 연령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높고, 연령대가 높을수록 컸다.

 

가사의 경우를 예를 들면 “여성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 비율은 20대 남성 24%, 여성 17%였지만 60대의 경우 남성 38%, 여성 26%로 크게 올랐다.

 

이런 모습은 개인의 생각에 그치지 않고 말이나 행동에서도 드러났는데 “타인(상대 성별)에게서 편견을 느낀 적 있나”라는 질문 역시 전 연령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높고, 연령대가 높을수록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 여성의 사회생활에서도 편견이 존재했다. “여성 상사에 대한 저항(거부감)이 있다”는 응답은 연령과 직급이 높아질수록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사회 초년생인 평사원의 경우 여성 상사에 대한 거부감이 적었던 반면 과장급 이상의 관리직급에서는 “거부감 있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고 전해졌다.

 

◆남녀는 아직 평등하지 않다

 

사회와 가정에서 발생하는 남녀 간의 인식을 알아본 이번 조사에서 ‘아직 평등하지 않다’는 결과를 볼 수 있다.

 

5대 5로 딱 잘라 일상에서 남녀의 역할을 구분해야만 평등한 것은 아니지만 그 차이가 컸다. 

 

일하는 여성이 증가하는 요즘 과거보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었지만 육아와 가사에 대한 부담이 여성의 몫으로 인식되는 경향은 여전하고, 남성보다 여성 상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다는 게 조사에서 드러났다.

 

리더십이나 능력보다 “여자니까~ OO 해야지”라는 인식은 일부 여성들에게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 내각부의 이번 조사는 성별을 둘러싼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성을 받아들이자는 취지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고정관념에 대한 인식은 단 22%만이 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일들이 마치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져 남성은 여성에게, 여성은 남성에게 이같은 고정관념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방송은 “편견은 일상 속에 존재하고 누구에게나 있다”며 “편견을 버리는 게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로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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