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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화천대유’ 관계자 유동규에게 ‘시어머니’ 호칭… 김만배는 ‘그 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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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05 14:46:36 수정 : 2021-10-06 21: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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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판교동 화천대유 회의실에 놓인 서류철. 다양한 개발관련 사안이 담겨 있다. 

‘대장동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된 유동규(52)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 기획본부장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시어머니’로 불렸다. 회사 관계자는 유 전 본부장을 가리켜 “우리에게 시어머니 같은 존재”라며 “사업파트너로 성남도공 팀장 등과 함께 만났다”고 기억했다. 반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57) 회장에 대해선 ‘그 양반’ ‘그 사람’이라는 표현을 썼다. “부동산이니 개발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며 “우리에게 간섭하지 못한다”고 강조해 향후 화천대유의 실소유주 등을 가리는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발언은 본지 취재진이 최근 경기 성남시 판교동의 화천대유 사무실을 방문해 회사 관계자와 면담했을 때 나왔다. 이 관계자는 자신을 수도권 개발사업에 20여년간 종사한 ‘전문가’로, 화천대유 창립멤버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개발사업 현장에서 ‘굴러먹던’ 변호사 등 전문가”라며 “(김씨가) 뭘 안다고 여기 개발사업을 좌지우지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김씨가) 설계도를 그려봤겠냐, 토지 취득을 해 등기부 등본을 볼 줄 아느냐”며 “그냥 돈을 ‘태웠는데’ 운 좋게 많이 받아가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화천대유 안에서의 역할에 대해서도 “없다”고 못 박았다. 

 

‘개발사업에 문외한인 김씨가 어떻게 대주주 역할을 했느냐’는 물음에는 “운 좋게 (공모에서) 당첨됐다. ‘나가리(무산)’됐으면 (초기 투자금을) 날려 먹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일은 우리가 했다”며 “주식(지분)을 누가 갖던 우리와 관계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식을 사모펀드에서 받든, 여동생과 나눠 먹든 무슨 관계가 있느냐. 삼성전자는 반도체만 만들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덧붙였다.

 

거듭된 김씨 관련 질문에는 “그 ○의 김만배, 얼굴도 모른다”며 “그 양반을 일 년에 몇 번이나 본다고…”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반면 유 전 본부장은 ‘시어머니’로 불렸다. 이는 화천대유 안팎에서 유 전 본부장의 위상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관계자는 “(유 전 본부장을) 잘 안다”며 “공사를 진행할 때 사업파트너로 시어머니같은 존재”라고 했다. 이재명 당시 시장이 데려온 외부 인사라며 성남도공 팀장 등을 만날 때 유 전 본부장도 함께했다고 기억했다. 다만, 동석했던 팀장이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 소개로 성남도공에 입사한 정민용 당시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변호사)이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했다.

 

복수의 관계자들이 성남도공이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당시 성남도공 사장 직무대리를 맡았던 유 전 본부장의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성남도공의 상급단체인 성남시의 경우, 화천대유의 몸통이자 시행사인 ‘성남의뜰’과 대장동 북측 송전탑 지중화를 놓고 소송을 벌일 만큼 입김이 먹히지 않고 있다.

 

화천대유가 입주한 경기 성남시 판교동 빌딩의 1층 우편함. 천화동인 1호 이사인 이한성 전 이화영 국회의원 보좌관의 이름이 수신인란에 표기돼 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우리가) 열심히 일해 남는 걸 갖고 가는데, (지가·분양가 등이) 폭등해 생각보다 많이 번 것”이라며 “성남도공은 절대 우리에게 유리하게 사업구도를 짜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앞서 대장동 관련 개발계획 변경 고시 등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에선 애초 국민임대아파트 1600여가구가 건설되도록 예정됐다. 하지만 최종 분양된 국민임대는 220여가구로 5분의 1에 불과했다. 이에 “공공개발이 퇴색했다”는 지적에 성남시는 관련 부지가 여러 차례 유찰돼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한편, 경기도 안팎에선 유 전 본부장의 경력과 관련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도 관계자는 “다들 대형건설사 출신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확인해보니 건축사무소에서 잠시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이마저도 운전기사로 일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성남=글·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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