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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음속 5배’ 가공할 위력… 현 요격체계 무력화 위기감

입력 : 2021-09-29 17:59:41 수정 : 2021-09-29 19: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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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北 “암풀화된 연료 안전성 확증”
주요 선진국들 이미 실전배치도
주한·주일미군 기지 타격 사정권
노규덕 , 中한반도대표와 긴급 협의
軍 “개발 초기… 충분히 방어 가능”
북한이 지난 28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처음으로 시험 발사한 가운데 우리 군 당국은 “개발 초기 단계로 실전 배치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음속의 5배 이상 속도로 타격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현존 미사일방어(MD) 체계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해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평가된다. 연합뉴스

북한이 미사일방어(MD)망을 무력화할 수 있어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처음으로 시험발사했다.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 정부는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우리 정부는 “예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국방과학원이 28일 오전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통신은 “첫 시험발사”라며 “국방과학자들은 능동 구간에서 미사일의 비행조종성과 안전성을 확증하고 분리된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의 유도 기동성과 활공비행 특성을 비롯한 기술적 지표들을 확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처음으로 도입한 암풀(앰풀·ampoule)화된 미사일 연료 계통과 발동기의 안정성을 확증했다”며 “시험 결과 목적했던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설계상 요구에 만족됐다”고 부연했다.

 

북한이 시험발사했다고 주장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무기로 평가된다. 음속의 5배가 넘는 속도로 표적을 타격할 수 있어 주요 선진국들이 이미 실전배치했거나 개발 중이다. 한·미 연합군의 미사일방어체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미국 정부는 28일(현지시간)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보도와 관련해 연합뉴스의 서면질의에 “우리는 해당 보도를 알고 있다”면서 “최근 발사의 구체적 성격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동맹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청와대는 북한이 대화 재개 의지를 보이는 담화를 발표하면서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북한의 의도를 분석 중이며 예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입장을 내놨다.

미국 정부 당국자는 “우리는 어떠한 새로운 능력에 대한 보도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표현까지 썼다. ‘새로운 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는 북한 주장이 맞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등 불법에 해당하므로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가공할 위력 등을 감안할 때 주한미군이나 주일미군 기지가 타격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북한이 대화 재개 의지를 보이는 담화를 발표하면서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북한의 의도를 분석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자리에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등에 대해 한·미 공조하에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그것이 끝나야 어떤 입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박 수석은 “북한의 행동에는 늘 중의적 의미들이 있다”며 “북한이 하는 것은 대미, 대남 메시지가 긴밀하게 포함이 되어 있다. 그렇게 중의적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교 당국은 바쁘게 돌아갔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오전 류샤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화상 협의를 하고 북한이 전날 시험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후 노 본부장은 30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이날 인도네시아로 출발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노동신문·뉴스1

이날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로 전날 북한이 쏜 단거리 미사일은 극초음속 미사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은 전날 오전 6시40분쯤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체 한 발을 발사했으며, 비행거리가 200㎞에 못 미치고 고도도 30㎞ 수준으로 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미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공언한 바 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8차 노동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 당시 “가까운 기간 내에 극초음속 활공 비행 전투부를 개발 도입할 데 대한 과업이 상정됐다”고 밝혔다. 다만 김 위원장은 시험발사에는 불참하고, 박정천 노동당 비서와 국방과학 부문 지도 간부들이 참관했다. 북한은 올해 미사일을 총 6차례 발사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김 위원장은 전부 불참했다. 신무기들이 시험·개발 단계인 점을 고려해 김 위원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은 박 비서가 “극초음속 미사일개발과 실전 배비의 전략적 중요성 그리고 모든 미사일연료 계통의 암풀화가 가지는 군사적 의의”를 강조하면서 “당 제8차 대회 결정 관철을 위해 나라의 방위력을 백배 천배로 더더욱 강화하기 위한 사업에서 계속되는 거대한 성과들을 이룩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이 개발하는 동일한 무기체계인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해 북한의 무기 개발이 ‘불법’이 아닌 국제사회에 통용되는 일상적 행위로 치환하는 것”이라고 북한의 시험발사 의도를 평가했다. 북한 핵무기 개발의 불법성을 가리는 시도라는 것이다.

우리 군은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시험발사했다고 공개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탐지된 속도 등 제원을 평가할 때, 개발 초기 단계로 실전배치까지는 상당기간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한·미 연합자산으로 탐지 및 요격이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비행 속도는 음속의 3배 수준으로 알려졌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북한은 이날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공개하면서도 비행거리 및 시간 등 구체적인 정보를 밝히지 않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북한이 관련 기술은 확보했지만, 실전배치에 앞서 성능 및 신뢰도 향상 작업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 관련 기술 개발과 검증을 위해서 극초음속 미사일의 추가 시험발사가 필수다. 이에 따라 북한은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성능개량을 진행한 뒤, 추가 시험발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해 “화성-12형과 형태가 유사한 중장거리급 미사일로 보인다”며 “앞으로 사거리 연장 시험발사를 추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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