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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서 신약까지 전 과정 지원… 첨단의료 산실로 자리매김 [지방기획]

입력 : 2021-09-30 02:00:00 수정 : 2021-09-29 19: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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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설계·마케팅까지 전주기 생태계 조성
2014년 54개 기업 5년 새 144개로 ↑
매출액도 1795억서 3385억으로 증가

대구시선 인건·운영비 등 전폭적 지원
2024년엔 첨단의료 R&D 확산 주력
미래 10년에 대한 밑그림 그려 나가
실험동물센터에서 연구원들이 동물을 이용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DGMIF 제공
#1. 의료기기 전문업체 ‘엔도비전’은 2014년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DGMIF) 실험동물센터의 지원을 받아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지혈용 거즈를 국산화했다. 이 거즈는 키토산을 적용해 혈소판을 흡착하여 혈액을 빠르게 응고시키는 제품이다. 정민호 엔도비전 대표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받아 지난해 17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말했다.

#2. 또다른 의료기기 업체 ‘유니메딕스’는 2012년 연구소와 생산시설을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로 이전해 DGMIF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와 손잡고 ‘스마트 약물주입장치’를 개발해 최근 상용화했다. 이 장치는 중환자실·응급의료센터·신생아실 등에서 약물 주입 시 오차를 크게 줄였다. 양주석 유니메딕스 대표는 “입주기업 지원프로그램 덕분에 짧은 기간 내에 제품을 개발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DGMIF가 지역의 축적된 의료 역량과 첨단의료 기반을 토대로 국가 의료산업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 착공 10년여 만에 정부 핵심 연구지원시설과 관련 기업이 속속 입주하고 연구활동도 활발히 진행하면서 대구시가 추진 중인 ‘메디시티(의료도시) 대구’의 중추적 거점으로 발돋움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DGMIF에 따르면 2010년 설립된 재단은 2013년 11월 대구 동구 신서동 혁신도시 내 첨단의료단지에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등 4개 정부 핵심 연구지원 시설이 들어서면서 의료산업을 위한 본격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설립 후 2019년까지 5020억원이 투입됐다.

◆의료산업 설계부터 마케팅까지 전주기 생태계 조성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정부 차원에서 신약·의료기기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구클러스터다. DGMIF는 의료산업 특성에 맞게 신약후보물질 최적화 및 의료기기 설계부터 시제품 제작, 분석, 평가, 인허가, 생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의료기업 전주기 기업지원 생태계를 제공한다. 첨단의료단지(연구개발특구 포함)가 본격 가동을 시작한 2014년 54개이던 의료기업은 2019년까지 144개로 늘었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은 2014년 1795억원에서 2019년 3385억원으로 증가했다. 한국뇌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도 2014년 5개(137명)에서 10개(583명)로 늘었다. 고용도 2015년 1041명에서 2019년 2719명으로 증가했다.

DGMIF는 2013년 복합 의약품 주입장치 개발, 2016년 갑상선암 치료 후보물질 개발 등 신약후보물질과 의료기기 관련 17건의 기술이전과 6800건의 기술서비스 지원을 수행했다. 신약과 의료기기 관련 특허 출원·등록 건수도 300건에 이른다. DGMIF 관계자는 “3D프린터를 이용한 의료기기 공동제작소, 세계 첫 인체 지방 유래 콜라겐을 활용한 의료기기 개발에 나서 1조원의 부가가치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 수준의 연구지원 역량도 확보했다. 지금까지 42개 연구 분야, 343편의 SCIE급(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 논문을 게재했다. ‘혈뇌장벽 개통 집속초음파’는 대표적인 DGMIF 보유 기술이다. ‘뇌혈관 장벽’(BBB)은 뇌에 종양이 생길 경우 약물 전달을 막아 뇌질환 치료에 어려움이 많았다. DGMIF 의료융합연구팀은 집속초음파를 사용해 두개골 절단 없이 뇌혈관 장벽을 안전하게 개통하는 기술을 개발해 뇌질환 치료기업 ‘뉴로소나’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입주기업 ‘인트인’에 배란분석기 개발을 지원해 러시아 제약사와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배란분석기는 침 등 타액 한 방울로 배란일 확인이 가능해 기존 테스트기와 달리 시간과 장소 제약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김지훈 인트인 대표는 “(DGMIF와 손잡고)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내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전경.

◆세제·재정 혜택과 개발·판로 등 전방위 집중 지원

첨단의료단지 내 입주기업의 이 같은 성장세는 DGMIF의 맞춤형 연구개발(R&D) 지원, 첨단의료복합단지법에 따른 다양한 입주기업 혜택, 지역 병원의 제품 구매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입주기업은 실험동물, 첨단의료기기, 신약 개발 등 첨단의료단지 내 핵심 연구지원 기관으로부터 기업 수요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받는다. 법인세·소득세 3년간 100% 면제 등 세제·금융·재정 지원도 받는다.

 

대구시의 입주기업 지원도 결실로 연결됐다는 평가다. 시는 그동안 핵심 4개 연구시설에 인건비와 운영비 등 640억원을 지원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시는 의료기업 지원 통합플랫폼인 ‘대구메디온’을 운영 중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맞춤형 공동 연구개발과 산·학·연·병을 포괄·연계하는 사업화 지원을 강화하고, 유관기관 및 메디시티협의회와 소통 역량을 결집해 메디시티 대구의 신화를 쓰겠다”고 강조했다.

DGMIF는 미래 10년에 대한 밑그림을 착실히 그려나가고 있다. 우선 2024년까지 첨단 의료 R&D 성과를 확산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성공 가능성이 큰 과제를 발굴해 기술단계별 공동 R&D를 수행하고 제품화에 이어 사업화까지 ‘원스톱’으로 통합 지원한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감염병 치료제 개발 지원 플랫폼 구축을 추진한다.

아울러 한국뇌연구원 등 국책기관과 ICT(정보통신기술) 및 헬스케어 분야 기업 등 인프라를 바탕으로 ‘디지털 치료기기 육성사업’을 벌인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첨단의료복합단지 제4차 종합계획(2020∼2024년)’을 확정하고 대구 첨단의료단지 등에 4700억원을 추가로 투입, 바이오·헬스 전문인력을 양성해 첨단 신약·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대구 첨단의료단지가 보건의료 산업의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도록 (건립 중인) 의료기술시험연수원(2024년 완공)을 활용해 실무형 의료기기 생산공정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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