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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노린 '대리입금'… 수고비·지각비, 환산해 보니 '연이자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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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27 20:25:28 수정 : 2021-09-27 20: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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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중·고생 3명 중 2명 “문제 심각”

금융이나 법률 지식이 취약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게임 아이템 등을 살 돈을 빌려주고 수고비(이자)를 챙기는 이른바 ‘대리입금’이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페이스북·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성행하는 불법 고금리 대출행위로, ‘대신 입금하고 대가를 챙긴다’는 뜻이다. 청소년들은 이를 줄여 ‘댈입’이라 부른다.

 

2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중·고교생 3명 중 2명이 대리입금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일까지 도내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 3359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불법 대출’ 관련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2217명(66%)이 이처럼 답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매우 심각하다’ 12%, ‘대체로 심각하다’가 54%였다. ‘심각하지 않다’는 의견도 34%에 이르렀다. 

 

대리입금은 통상 업자 등이 SNS를 통해 콘서트 관람권, 게임 아이템 등을 사고 싶어하는 청소년을 유인한 뒤 10만원 안팎의 소액을 단기간(2∼7일)에 초고금리로 빌려주는 행위를 일컫는다. 업자들은 연체료 대신 수고비, 지각비 등 청소년에게 친근한 용어를 사용하지만 연이자 환산 시 1000%에 이르는 막대한 이자를 받아 챙기고 협박 전화 등도 일삼는다. 

 

설문에서 대리입금을 이용했다고 털어놓은 청소년은 15명(0.45%)이었다. 이들은 연예인 기획 상품과 콘서트 티켓 구매, 게임 아이템 결제, 스포츠 도박 사이트 이용 등에 돈을 썼다고 답했다. 빌린 금액은 1000원에서 10만원까지 다양했다. A학생은 1000원을 빌린 뒤 수고비·지각비 등을 합해 모두 2000원(이자율 200%)을 냈으며, 10만원을 빌린 B학생의 경우 수고비·지각비로 10만원(이자율 100%)을 지불했다.

 

이용자 중 절반가량인 7명(2회 4명, 3회 1명, 5회 2명)은 대리입금을 다시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사용자들의 경각심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용자 15명 중 11명(73%)은 대리입금의 이자율이 낮거나 적정하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지원 대책으로 불법 대리입금 업자 처벌 강화(41%), 피해 청소년 보호 지원(29%), 피해 구제를 위한 상담 지원(14%), 무기명 신고 안내(14%) 등을 꼽았다. 

 

도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달부터 청소년 대상의 소비자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도가 운영 중인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를 통한 피해상담도 확대할 계획이다. 

 

경기도교육청과 함께 진행한 이번 조사는 표집된 도내 38개 중·고교생 2만7215명 중 만 14세 미만 중학교 1학년과 수험생인 고등학교 3학년을 제외한 뒤 설문에 참여한 335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1.69%포인트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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