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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대식의경영혁신] 자동차 업체의 반도체 내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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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16 23:05:42 수정 : 2021-09-16 23: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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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자율주행차 반도체 2000개 필요
내부 개발·외부 조달 병행 전략 가장 좋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내재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일 현대모비스는 차세대 소재인 실리콘카바이드를 사용한 전력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고 내년부터 신차에 탑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제까지 이 반도체를 독일의 인피니온으로부터 전량 수입해 왔다. 한편 뮌헨 모빌리티 쇼에서 폴크스바겐의 최고경영자 헤르베르트 디스는 자율주행차용 소프트웨어와 반도체를 직접 개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일본의 도요타는 작년 4월 덴소와 합작사 미라이즈(MIRISE)를 설립하고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미국의 테슬라는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삼성전자가 위탁생산한 자율주행용 반도체 FSD를 이미 2019년부터 탑재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가 왜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려고 하는 것일까. 자동차의 전동화와 자동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반도체가 자동차의 핵심 부품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차량 1대에 200개 정도의 반도체가 필요하지만, 미래의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는 2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하다고 한다. 최근 반도체 대란을 겪으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깊게 인식됐다. 또한 자동차의 많은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순조롭게 잘 연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현대모비스는 범용 반도체가 아닌 현대차의 전기차에 최적화된 전력반도체를 쓰게 되면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최적화할 수 있다고 한다. 애플과 구글이 인텔칩을 사용하지 않고, 자신이 개발한 운영시스템에 최적화된 모바일 AP 칩을 직접 설계해 쓰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가 반도체를 자체 개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개발 인력이나 노하우를 확보하기 위해서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범용 반도체가 아니어서 제조원가도 높아진다. 품질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자동차 회사의 몫이다. 기술 변화가 무척 빠르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자체 개발한 반도체가 전문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가 개발한 것보다 뛰어나다는 보장도 없다. 특히 NXP, 인피니온, 르네사스 등 반도체 전문회사는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분야를 전문화해 고성능 자율주행용 반도체 개발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동차 업체는 반도체 내부 개발과 외부 조달을 병행하는 전략이 최적이다. 전략적으로 중요하고 기술 성숙도가 초기 단계인 반도체는 집중적으로 투자해 내부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유리하다. 기술 성숙도가 이미 높은 반도체의 경우 팹리스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서 맞춤형 설계를 요청하거나 공동개발을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전략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미래차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부품이 될 것이다. 국산화율이 5% 수준인 우리나라의 차량용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완성차 업체, 팹리스, 파운드리 회사가 전략적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 국내 중소 팹리스인 텔레칩스에서 설계한 자동차용 마이크로컨트롤러(MCU)를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시범 생산하고, 이를 현대자동차에서 사용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런 협력 사례가 자동차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허대식 연세대 교수, 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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