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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탄도미사일 도발… 대미협상 압박용 ‘전략적 카드’

입력 : 2021-09-16 06:00:00 수정 : 2021-09-15 22: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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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미사일 이어 사흘 만에 발사

中 외교부장 訪韓 일정에 맞춰
‘북한판 이스칸데르’ 동해로 2발
합참 “고도 60여㎞·비행 800㎞”
국제사회 대북의제 부각 의도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시험발사한 15일 오후 서울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뉴스 속보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5일 오후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군은 오늘(15일) 오후 12시 34분과 12시 39분 평안남도 양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며 “비행거리는 약 800㎞, 고도는 60여㎞로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가 긴밀하게 공조하며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다섯 번째이며, 지난 11일과 12일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순항미사일과 달리, 탄도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은 발사 간격이 짧고 비행거리에 비해 고도가 낮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량하거나 관련 기술을 응용해 개발한 미사일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북한은 지난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 열병식에서 KN-23의 길이·직경·탄두 중량을 늘린 것으로 추정되는 개량형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에는 이동식발사차량(TEL)에 미사일 2발이 실려 있었다. 지난 3월 25일 북한은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사일 2발을 발사했는데, 당시 국가정보원은 “8차 당대회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날 북한이 쏜 미사일이 KN-23 개량형이 맞다면, 하강 단계에서 풀업 기동(상승 및 하강)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방한 중인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를 두고 국제사회에서 비핵화를 비롯한 주요 대북 의제를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해석과 함께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언급된 국가방위력 강화를 위한 군사행동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서훈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참관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추가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행사에 참여한 서 실장이 복귀한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오후 5시30분부터 1시간 넘게 진행된 회의에서 NSC 상임위원회는 북한의 연속된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의 내부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기로 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北, 안보리 결의 또 위반… 대미협상 압박용 ‘전략적 카드’

 

1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마침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방한 일정을 수행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발생했다. 더구나 앞서 2∼3일 전의 순항미사일 발사와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규제 대상인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야기했다.

 

당장 미국 국무부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평양 주변국을 위협하는 행위”고 비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무부는 “우리는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에 전념하고 있다”며 “대한민국과 일본 방위를 위한 우리의 약속은 철통처럼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탄도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 대북 비난의 수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핵개발 등으로 대북제재가 장기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이번 북한의 이번 발사는 국제사회 비난을 감수하고 단행된 조치로 해석된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 감행된 미사일 발사로 볼 수 있다. 북한으로서는 최근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인해 미국과 중국 등 한반도를 둘러싼 나라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진행한 시험이기도 하다.

대외적으로는 한·미·일·중 외교당국 연쇄회동 와중에 진행된 도발이었다. 지난 13∼14일에는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회의가 있었고, 이날에는 서울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협상 상대국 미국과 우방인 중국 등을 겨냥해서 이뤄진 것으로 해석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협상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앞서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천주평화연합(UPF)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주최한 국제지도자콘퍼런스(ILC)에서도 이런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영변 핵시설 재가동, 순항미사일 발사 이후 잠수함 등 다른 강력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연내 한반도 군사적 긴장감을 키울 것”이라며 “이후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이 강화되면 북한이 협상을 하자고 먼저 나서며 극적인 반전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북한의 도발이 협상 카드로 쓰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중국에도 메시지를 보내려 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 당일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 입장에서도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가장 좋은 시기였을 것으로 보인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의 경제적, 정치적 어려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으로부터 충분한 지원이 오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 표출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의도와 별개로 중국 입장에서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 마냥 나쁘지는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동규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북핵 문제 관심도가 높아지는 게 나쁘지 않을 수 있다”며 “그리되면 중국의 역할 공간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자체의 일정에 따라 진행되는 사안일 뿐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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