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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 높이는 北… 韓·美·日·中 연쇄 회동 겨냥 의도된 도발

입력 : 2021-09-15 18:36:52 수정 : 2021-09-15 22: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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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미사일 이어 또 무력시위

코로나·아프간사태로 국제사회 관심↓
비핵화 관련 협상서 고지 선점 노려
‘中의 지원 부족에 불만표출’ 해석도

일각 “中 입장선 북한의 도발 유리
북핵 관심 커지면 중국 역할 확대”
“외부 의식 않고 방위력 강화” 분석도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시험발사한 15일 오후 서울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뉴스 속보를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1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마침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방한 일정을 수행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발생했다. 더구나 앞서 2∼3일 전의 순항미사일 발사와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규제 대상인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야기했다.

탄도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 대북 비난의 수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핵개발 등으로 대북제재가 장기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이번 북한의 이번 발사는 국제사회 비난을 감수하고 단행된 조치로 해석된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 감행된 미사일 발사로 볼 수 있다. 북한으로서는 최근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인해 미국과 중국 등 한반도를 둘러싼 나라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진행한 시험이기도 하다.

대외적으로는 한·미·일·중 외교당국 연쇄회동 와중에 진행된 도발이었다. 지난 13∼14일에는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회의가 있었고, 이날에는 서울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다. 북한은 이 시기에 맞춰 그간 자제했던 미사일 발사 도발을 재개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협상 상대국 미국과 우방인 중국 등을 겨냥해서 이뤄진 것으로 해석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미국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 북한은 어김없이 도발을 한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협상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도발도 반년 동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조치를 지켜보다가 내놓은 행보의 일환으로 해석한 것이다.

윤 전 원장은 앞서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천주평화연합(UPF)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주최한 국제지도자콘퍼런스(ILC)에서도 이런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영변 핵시설 재가동, 순항미사일 발사 이후 잠수함 등 다른 강력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연내 한반도 군사적 긴장감을 키울 것”이라며 “이후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이 강화되면 북한이 협상을 하자고 먼저 나서며 극적인 반전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북한의 도발이 협상 카드로 쓰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중국에도 메시지를 보내려 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 당일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 입장에서도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가장 좋은 시기였을 것으로 보인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의 경제적, 정치적 어려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으로부터 충분한 지원이 오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 표출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의도와 별개로 중국 입장에서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 마냥 나쁘지는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동규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북핵 문제 관심도가 높아지는 게 나쁘지 않을 수 있다”며 “그리되면 중국의 역할 공간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석과 달리,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자체의 일정에 따라 진행되는 사안일 뿐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방위력 강화 방침에 따라 외부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들의 계획을 이행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미·일 북핵대표 회담, 왕이 외교부장 방한 등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일관되게 8차 당대회에서 공언한 대로 국가방위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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