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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백기 든 카카오…택시 스마트 호출·꽃배달 폐지 등 상생방안 마련

입력 : 2021-09-15 06:00:00 수정 : 2021-09-15 07: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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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방안 뭐가 담겼나

골목상권 침해 논란 사업 손봐
대리기사 수수료 0∼20% 조정
5년간 상생기금 3000억원 조성

김범수의장 소유 케이큐브홀딩스
재직중인 부인·두 자녀 퇴사키로
문어발 확장 제재에 결국 백기

문어발 확장과 골목상권 침탈로 비판받은 카카오가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폐지하고 꽃·간식·샐러드 배달 사업을 접는다. 택시기사용 유료 요금제는 6만원을 내린 3만9000원으로, 대리기사 수수료는 0∼20%로 조정한다. 5년간 3000억원 규모 상생기금도 조성한다. 카카오는 14일 이 같은 내용의 상생방안을 발표했다.

카카오는 13, 14일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전체회의를 열고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공동체(그룹) 차원에서 골목상권 논란 사업을 철수하고 혁신사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을 큰 방향으로 잡았으며, 계열사별로 이에 맞춰 내부 검토를 진행한다. 계열사 중 ‘골목상권 침범’ 논란이 가장 큰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먼저 상생안을 발표했다. 우선 카카오T 앱에서 돈을 내면 택시가 빨리 잡히는 기능인 스마트호출을 폐지한다. 카카오T는 지난달 1000∼2000원인 스마트호출 요금을 5000원으로 올리려다 소비자 반발에 막혀 철회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가 승객 가까이 있는 일반택시보다 멀리 떨어진 자사 가맹택시에 승객 호출을 몰아준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택시기사 대상 프로멤버십 요금은 기존 월 9만9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내린다. 기업 고객 대상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는 점차 몸집을 줄여 철수한다. 대리운전 중개 수수료는 고정 20%에서 수급 상황에 따라 0~20% 변동제로 바뀐다. 가맹택시 사업자와 상생협의회도 구성한다. 서울에서는 이미 협의체가 발족했으며, 앞으로 각 지역에서도 ‘가맹택시 상생협의회(가칭)’를 만든다. 김상훈 의원실에 따르면 택시기사의 카카오T 가입률은 92.8%에 달한다.

카카오 공동체 전체로는 5년간 상생기금 3000억원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플랫폼 종사자, 소상공인과 지속성장을 꾀한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라이언'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 뉴스1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는 미래 교육, 인재 양성 같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한다. 이 회사에 재직 중인 김 의장의 부인과 두 자녀 등 가족은 모두 퇴사하기로 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지분 10.59%를 보유해 사실상 카카오 지주회사로 여겨진다. 김 의장은 올해 6월 말 기준 카카오 지분 13.30%를 보유 중이며, 케이큐브홀딩스의 보유분을 더하면 총 23.89%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공정위는 최근 김 의장이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자료를 누락하거나 허위 보고한 정황을 포착하고 직권조사에 들어갔다.

카카오는 콘텐츠·기술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사업 강화도 강조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자율주행과 이동서비스 혁신, 기술 연구에 주력하고 신사업 발굴,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세계시장 공략보다 국내에서 문어발 확장에만 열 올린다’는 비판을 의식한 결정으로 보인다.

택시 93% 가입된 카카오T 14일 서울의 한 법인택시 회사 주차장에 카카오택시들이 주차돼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국민의힘)이 카카오모빌리티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 초 기준 택시 호출 플랫폼 ‘카카오T’ 가입 기사는 전체의 92.8%인 22만6154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카카오는 최근 아무런 규제 없이 중소상공인 업종으로 무분별하게 손을 뼏친다며 전방위에서 비판받았다.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 기준 카카오 국내 계열사는 117개, 해외까지 합하면 총 158개에 달한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카카오가 대리운전, 꽃 배달, 미용실 등 골목상권으로 진출한 후 플랫폼 영향력을 통해 경쟁사를 몰아내고 수수료를 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에서는 규제 움직임이 일었고, 여당은 카카오 등 플랫폼 경제를 다음달 국정감사 안건으로 삼기로 했다. 정부 규제 발표에 주가가 내려앉고 여론이 악화하자 카카오는 신속하게 백기를 들고 상생안을 내놓았다.

김 의장은 “최근의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며 “카카오와 모든 계열 회사들은 지난 10년간 추구해 왔던 성장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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