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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찰만 알 수 있는 ‘윤석열 진정사건’ 담겼다

입력 : 2021-09-14 19:08:45 수정 : 2021-09-14 21: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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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장모 의혹 대응 문건’ 파문

‘피진정인 尹… 공람종결’ 적시
내부망 정보 토대 작성 시사
박범계 “정황상 대검 보고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구 UCU라운지에서 열린 '청년, 희망을 해킹하라' 청년 싱크탱크 상상23 토크콘서트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3월 대검찰청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최모씨·74)가 연루된 각종 의혹 제기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한 문건에는 윤 전 총장이 피진정인으로 기재된 ‘진정사건’이 적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건이 형사사법포털(킥스), 검찰 내부망 정보를 토대로 작성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14일 세계일보가 입수한 검찰 문건에는 최씨가 아닌 윤 전 총장이 관련된 사건 정보도 담겼다. 최씨가 연루된 사건 중 네 번째 항목인 ‘양평 오피스텔 사기 사건’이다. 여기에는 속칭 당구장(※) 표시로 ‘2013.8.30 고XX 진정서 제출(중앙지검 2013진정XXXX): 피진정인 윤석열, 부장검사 양XX, 주임검사 이XX, 공람종결(2013.12.27.)’이라고 적시됐다.

 

문건에 담긴 사건 처리 개요, 부장검사 및 담당검사 실명 등은 검찰과 진정인 외에는 알 수 없는 정보다. 공람종결은 검사의 검토 결과 세 차례 이상 반복된 내용이거나 진정인·피진정인 등 필수 기재사항이 누락되는 등 사건 처리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종결했다는 진정사건 처리방식이다.

 

이 외에도 최씨와 법적 분쟁관계에 있는 피고인이 ‘별건’으로 실형을 받은 사실도 적시됐다. 도촌동 부동산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을 받은 안모씨 사례다. 검찰은 문건에서 안씨에 대해 ‘2018.11.23. 별건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등(최XX 교부 수표 변조 등)으로 징역 4월, 벌금 100만원 확정’이라고 기록했다.

요양병원 불법 개설과 요양급여 부정 수급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 씨가 지난 9일 보석으로 석방돼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별건을 설명하면서 안씨가 변조한 수표 중 최씨가 교부한 수표도 있다는 ‘수사정보’도 담겼다. 법조계 관계자는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에서 최씨와 공방을 벌이고 있는 안씨를 ‘전과자’로 낙인찍으려 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이 정도의 정보를 모을 수 있는 권한은 최소한 반부패부나 수사정보담당관실의 선임연구관 이상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해당 문서가 ‘대검 문건’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박 장관은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정황들이, 소위 이정현 대검 공공수사부장이 말한 ‘레드팀 보고서’라는 게 있다”며 “근거 있는 문서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측은 “검찰 소관부서에서 언론 또는 국회 대응을 위해 기초적 사실관계를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검찰총장에게 개별적으로 보고할 필요가 없는 통상 업무”라고 반박했다. 대검 관계자는 “문건을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건에는 서울의 수백억원대 건물을 둘러싸고 최씨와 금전거래를 시작했다가 18년째 소송을 벌이고 있는 정대택(72)씨의 범죄 혐의와 판결 결과 등이 담겨 있었다. 정씨는 윤 전 총장의 엑스(X)파일을 작성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등 윤 전 총장 일가에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분쟁 관계에서 한 쪽에 대해 여러 사건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 전과자가 주장하는 내용의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은 자명하다”며 “문건을 보거나 듣는다면 정씨가 제기하는 최씨 관련 의혹을 믿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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