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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중국 왕이 외교부장… 美 주도 ‘대중 견제’ 한국 불참 요구하나

입력 : 2021-09-14 20:00:00 수정 : 2021-09-14 20: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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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왕이, 15일 정의용과 회담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EPA연합뉴스

중국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4일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왕이 부장은 이번 방한 일정에서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는 양국 관계의 발전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주도의 중국 견제 흐름에 한국이 동참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개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14일 밤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 왕이 부장은 15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는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 북·미 대화 재개 등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 힘을 실어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할 것으로 보인다.

 

왕이 부장이 대미 견제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적잖다. 한국이 지난 5월 미국과 정상회담서 중국의 핵심 이익인 대만 문제를 처음 언급하는 등 한·미 간 밀착 상황을 의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관심을 가진 남북대화 중재 등의 카드를 통해 한국의 이해를 구할 여지도 있다. 아울러 접견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가 거론될 수 있고, 왕이 부장이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교착 상태에 있는 북·미 비핵화 대화 재개 방안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문제와 수교 30주년을 앞둔 양국의 발전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한 의견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왕이 부장의 이번 방한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한·중 외교장관회담은 지난 4월 정 장관의 중국 푸젠성 샤먼 방문 이후 5개월 만에 개최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와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5개국 기밀정보 공유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에 한국 등을 추가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왕이 부장이 이번 방한에서 중국의 반대 의견을 한국 측에 전달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날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서 “미 의회 의원들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한 수단으로 동맹과의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차원이라면 중국을 화나게 할 것”이라며 “중국이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을 통해 전랑(戰狼)외교를 구사하면서 한국으로부터 쿼드와 파이브 아이즈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중국의 압박이 공개적으로 드러나지는 않겠지만, 한국 정부가 왕이 부장으로부터 잔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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