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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기와까지 모두 이탈리아서 공수… 진정성 담았죠” [마이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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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15 06:00:00 수정 : 2021-09-14 19: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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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마을’ 만든 한홍섭 쁘띠프랑스 회장

페인트 관련 제조업체 운영할 때 출장
토스카나 풍경에 빠져 국내 조성 꿈꿔

첫 단추 피노키오 마을 조성부터 난관
라이선스 가진 콜로디재단 3년간 설득

이탈리아 가는 비행기 100번 넘게 타
자재·전시품 컨테이너 8개 분량 실어와

마을 입구의 피노키오 동상 10m 넘어
멀리서도 보이는 랜드마크 역할 톡톡
한홍섭 쁘띠프랑스 회장이 지난 5월 새로 문을 연 이탈리아 마을 ‘피노키오와 다빈치’ 입구에 세워진 세계 최대 높이(10.8m) 피노키오 동상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 회장은 이탈리아 마을을 여행자들에게 꿈과 낭만을 전하는 테마파크로 꾸려갈 계획이다.
키가 무려 10.8m. 거대하지만 표정은 아주 귀엽고 정겨운 피노키오가 활짝 웃으며 푸른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려 손짓한다. 어서 오라고. 길쭉하게 튀어나온 코가 신기해 한참을 올려다보니 어느새 어릴 때 매일 꿈꾸던 동화속 나라에 서 있다. ‘피노키오와 다빈치’. 프랑스마을에 이어 국내 최초로 이탈리아 마을을 만들어 여행자들을 동화속 세상으로 이끄는 한홍섭(75) 쁘띠프랑스 회장을 따라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마을로 여행을 떠난다.

 

#노신사는 지금도 동화나라에 산다

피노키오 동상 앞으로 걸어 나오는 노신사. “어때요 피노키오와 똑 같죠. 하하.” 피노키오 아래서 같은 포즈를 취하며 활짝 웃는 한 회장의 이마에는 주름이 깊지만 얼굴 표정은 동화에 푹 빠진 아이처럼 천진난만하다. 그가 꿈꾸는 동화나라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2008년 쁘띠프랑스를 열어 한 해에 관광객 90만명을 끌어모으는 어린왕자 테마마크로 키워냈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이번엔 피노키오의 모험이 가득한 이탈리아 마을을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한 회장이 이탈리아 마을을 꿈꾸기 시작한 것은 아주 오래됐다. “전에 페인트 회사를 운영할 때 기술 제휴를 위해 이탈리아 출장을 많이 다녔어요. 그때 본 토스카나 풍경에 푹 빠져 언젠가 우리나라에 이탈리아 마을을 조성했으면 좋겠다는 꿈을 늘 꿨죠. 8년 전쯤 될 거예요. 쁘띠프랑스가 자리 잡고 나서부터 이탈리아 마을 구상에 들어갔답니다.” 하지만 피노키오 마을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피노키오와 관련된 모든 콘테츠는 함부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피노키오 모험’의 작가 카를로 콜로디의 성을 따 이탈리아 정부가 만든 ‘콜로디 재단’이 모든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처음에 콜로디 재단에 피노키오 콘텐츠를 사용하고 싶다고 연락을 했을 때 아예 답장도 주지 않더군요. 그래서 이탈리아를 오가며 콜로디 재단 관계자를 끊임없이 설득했죠. 피노키오 마을을 한국에 꼭 만들고 싶다고. 쁘띠프랑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자료들을 보여주며 설득한 끝에 3년 만에 겨우 허락을 받아냈답니다. 2019년 레오나르도 다 빈치 500주기를 맞았는데 이탈리아 사람이라 피노키오와 다빈치를 묶어 이탈리아 마을을 구현하는 프로젝트를 확정했어요.”

쁘띠프랑스를 찾는 여행자 90만명 중 외국인만 60만명에 달하고 외국인 단체 관람객이 40만∼50만명 수준이다. 전지현과 김수현이 출연한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쁘띠프랑스에서 촬영한 뒤 대만과 홍콩 등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폭증했는데 많을 때는 한 해 전체 방문객이 100만명을 기록했다. 콜로디 재단은 쁘띠프랑스를 한국을 대표하는 테마파크로 키운 역량을 보고 한 회장이 피노키오 테마파크를 운영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바닥 돌까지 이탈리아에서 옮겨오다

이탈리아 마을에 들어서면 마치 토스카나의 오래된 마을 골목길로 순간이동한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로 매우 정교하게 꾸며져 있다. 이유가 있다. 바닥의 돌부터 기와 등 건축자재와 석상, 우물 등 모든 전시품을 이탈리아에서 공수해왔기 때문이다. “피노키오 상품을 파는 고속도로 휴게소부터 대형 전문점까지 거의 훑었어요. 전시된 것은 거의 이탈리아에서 가져 온 것으로 보면 됩니다. 피렌체에서 한 시간 거리 빈치 마을에 다빈치 생가가 있는데 그곳에서도 다빈치 관련 전시품들을 구입했답니다. 우물과 여신상은 베니스에서 북쪽으로 100㎞ 떨어진 마을에서 찾아냈어요. 이탈리아 가는 비행기를 100번 넘게 탄 것 같네요.” 대단한 집념이다. 이탈리아에서 가져 온 건축자재와 전시품은 컨테이너로 8개에 달한다. 공사비와 전시품 구입비를 모두 합치면 이탈리아 마을을 짓는 데 140억원 정도 투자됐다. 한 회장은 쁘띠프랑스에서 번 돈을 대부분 이탈리아 마을을 짓는 데 투자한 것 같단다. 한 회장이 이처럼 현지 건축자재까지 고집한 것은 ‘진정성’ 때문이다. 대충 흉내만 내서는 여행자들에게 호응을 받기 어렵다는 사실을 그는 잘 알고 있다. 투자한 만큼 돌아온다는, 제조업체 운영 시절 얻은 교훈 덕분이다.

완공까지 2년 정도 걸렸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컸다. “코로나19로 건설사도 타격을 받으면서 공사가 10개월이나 지연됐어요. 더구나 국내 어떤 회사도 경험이 전혀 없는 건축물이라 설계대로 만드는 데 큰 애를 먹었죠. 자꾸 설계와 다르게 지어 놓기에 매일 공사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하나하나 수정했답니다.” 이탈리아 마을의 상징인 입구의 피노키오 동상은 무려 10.8m로 콜로디 재단에 있는 피노키오 동상(6m)보다 훨씬 높다. 세계 최대 규모로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 중이다. 이는 한 회장의 아이디어. “3년 전쯤 부산국제영화제 때 센텀시티 앞에 미국 작가의 피노키오 작품이 설치됐는데 높이가 10m였어요. 콜로디 재단의 승인을 받은 정식 피노키오 동상은 아니었는데 이를 보고 영감을 얻어 우리는 80㎝ 더 높게 짓자고 결정했죠. 콜로디 재단과 협약을 하면서 약간만 변형하고 오리지널 느낌의 피노키오를 그대로 살려서 만들기로 했답니다.”

이렇게 탄생한 피노키오는 멀리서도 아주 잘 보여 랜드마크가 됐고 관람객의 반응도 아주 좋단다.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여행을 못 가는 상황에서 이탈리아 마을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곳이 생기자 많이 놀라더군요. 어디서 찍어도 사진이 예쁘게 잘 나와요. 쁘띠프랑스도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청평호반 등 주변의 자연경관과도 잘 어울린답니다.”

쁘띠프랑스의 두 배 규모로 지은 이탈리아 마을에는 아이들이 푹 빠질 전시물이 가득하다. 마리오네트 인형극 ‘피노키오의 모험’이 매일 공연되고 작품 스토리도 피노키오 모험관에서 전시 중이다. 마리오네트 인형극으로 유명한 체코와 콜로디 재단 기념품점에서 모든 인형들을 실어와 생동감이 넘친다. 또 청평호반을 즐기는 피노키오 전망대와 가장 인기 높은 피노키오 시계탑으로 꾸민 다빈치광장, 가면상점, 엔티크가구 전시관, 피노키오 기프트숍, 골동품, 오르골 등을 즐길 수 있다. 콜로세움을 닮은 500석 규모의 야외공연장도 마련됐다.

#IMF 위기 딛고 테마파크를 만들다

이탈리아 마을에 들어서면 무엇보다 색감에 반한다. 건물 외벽과 지붕이 아주 예쁜 파스텔톤이다. 40년 가까이 페인트업계에서 일한 그의 경력이 녹아 있다. 한 회장은 색감에 관해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단다. 외벽의 색조합도 그가 일일이 테스트하며 직접 만들었다. 쁘띠프랑스와 이탈리아 마을의 색감은 건설업계에도 영향을 미쳐 아파트에도 비슷한 컬러를 쓰기 시작했다. 페인트사업을 하던 외사촌 형 밑에서 일을 배우다 1968년 대동화학공업사를 창업했다. 가구용 페인트만 생산하는 회사였는데 1997년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그도 큰 시련을 겪었다. “국내 3대 가구회사를 포함해 대기업 10곳에 전체 물량의 80%나 납품했는데 모두 부도가 나고 말았죠. 당시로서는 큰 모험이지만 페인트 사업을 접고 오랫동안 꿈꾸던 테마파크를 짓기로 결단했어요.”

1995년 경기 가평에 지금의 쁘띠프랑스 부지를 확보해 놓았기에 모험이 가능했다. 원래는 어릴 때부터 관심 있던 미술관을 지으려고 사놓은 땅이었다. “프랑스 파리의 미술관들을 많이 다녔어요. 나중에 보람 있는 일로 미술관 운영이 어떨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죠. 그런데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미술관을 한다는 것은 아주 벅차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미술관은 대부분 적자더라고요. 그래서 유럽의 문화와 생활을 소개하는 테마파크를 만드는 게 낫겠다 싶었죠. 그러던 차에 IMF가 터지면서 과감하게 사업을 접고 쁘띠프랑스에 올인하게 됐답니다.”

공장 2개를 팔면 충분한 투자비가 나올 수 있었지만 IMF 외환위기로 건물값이 반값으로 급락하면서 공장 3개를 모두 처분했지만 자본금은 턱없이 모자랐다. 어쩔 수 없이 한 회장은 집도 팔고 주변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 쁘띠프랑스를 짓기 시작했다. 설계가 마음에 안 들어 6차례나 다시 했고 결국 프랑스의 유명 설계사를 모셔왔다. 이탈리아 마을과 마찬가지로 진품을 모셔오는 데 주력했다. 프랑스에서 150년 된 집의 기와, 목재를 모두 해체해서 옮겼고 전시품도 100∼150년 된 골동품들을 사들이는 등 땅값을 제외하고도 모두 100억원가량 쏟아부었다.

3년 넘게 허가가 나지 않아 애태우던 끝에 문을 연 쁘띠프랑스는 시작부터 대박을 터뜨렸다. 드라마 덕분이다. “2008년 8월에 오픈했는데 10월에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방영하는 방송사에서 쁘띠프랑스에서 촬영하고 싶다는 요청이 왔어요. 당시 3분 나가는 데 1억원은 줘야 드라마 장소로 홍보가 되던 시절이었는데 저는 홍보비 없이 무료로 제공했어요. 프랑스 유명 설계사가 제대로 만든 테마파크였기에 가능했죠. 50분짜리 드라마에 9회나 나갔고 시청률이 24%나 나오면서 쁘띠프랑스가 크게 알려지기 시작했답니다.” 지난 4월 송중기가 주연을 맡은 인기 드라마 ‘빈센조’ 제작팀도 이탈리아 마을에서 촬영하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안타깝게도 공사가 지연되면서 불발됐다.

쁘띠프랑스에 이어 이탈리아 마을까지 문을 열면서 여행자들은 더 즐거워졌다. 한꺼번에 두 곳을 모두 둘러보며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힐링할 수 있어서다. 한 회장은 지난 7월 HJ매그놀리아용평호텔앤리조트와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상호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두 곳 이용객에 한해 용평리조트는 발왕산관광케이블카 탑승권 25%, 쁘띠프랑스는 입장권 10%를 현장할인한다. 또 두 곳의 관광 자원을 활용, 신선하고 경쟁력 있는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지역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 홍보물 등 마케팅 사업도 함께 진행키로 했다.

 

한홍섭 쁘띠프랑스 회장은 … ●1946년 경기 용인 출생 ●고려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대동화학공업사 대표 ●신광페인트공업 대표 ●신일스킨공업 대표 ●주식회사 쁘띠프랑스 대표 ●2008년 7월 쁘띠프랑스 개관 ●2021년 5월 피노키오와 다빈치 개관 ●2013년 경기도 관광활성화 유공 표창 ●2014 한국국제연합봉사단 세종대왕 나눔봉사 대상 ●2018년 서울시장 관광유공 표창 ●2018년 HDI인간개발연구원 인간경영 대상(창조혁신부문) ●2019년 동아일보 대한민국 공감경영 대상 ●2019년 조선일보 친환경 경영대상(콘도/레저 파크 부문) ●2020년 TV조선 한국의 영향력 있는 CEO 창조경영 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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