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노사 협상이 타결되며 파업이 철회됐다.
13일 오후 3시 최종 교섭에 돌입한 서울교통공사 노사는 2차례 정회와 속개를 반복한 끝에 오후 11시40분쯤 극적 합의에 이르렀다.
노사는 핵심 쟁점인 구조조정과 관련해 재정 위기를 이유로 강제적 구조조정이 없도록 하고, 노사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안전 강화와 경영 정상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서울시에 노약자 무임수송 등 공익서비스 비용 손실보전을 건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심야 연장운행 폐지와 7호선 연장구간 운영권 이관을 추진하고, 이에 따른 근무시간 및 인력 운영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협의하기로 했다.
노사 간 협상은 지난 6월 초 사측이 재정위기의 해결책으로 전체 인력의 10%에 달하는 1539명 감축안을 내놓으면서 시작과 동시에 교착 상태에 빠졌다. 노조는 재정난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고, 협상은 두 달간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이날 본교섭에서도 사측은 일부 문구만 수정한 채 구조조정 추진을 고수했으나 막판 협상에서 ‘강제적 구조조정이 없도록 한다’는 데 합의했다.
노조는 이번 협상 결과를 놓고 “재정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밀어붙인 서울시의 잘못된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정부와 서울시는 지하철 재정난이 안전과 공공성 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노사 모두 재정난 해소를 위해 공익서비스 비용의 국비 보전이 꼭 필요하다고 공감하는 만큼 앞으로도 모범적 노사 관계를 바탕으로 위기상황을 함께 헤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안은 향후 조합원 투표를 거쳐 확정된다. 조합원 과반수가 투표해야 하며, 투표 인원의 과반수가 찬성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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