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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히기냐, 대역전극이냐… '호남의 선택'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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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14 06:00:00 수정 : 2021-09-13 21:02:56
이동수, 배민영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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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 vs ‘적통성’… “호남 20만표 잡아라” 명·낙 한판 승부

25∼26일 호남 순회 최대 승부처

이재명측 “이길 만한 후보가 될 것”
본선 경쟁력 강조… “목표는 과반”
성남 대장지구 특혜의혹엔 “황당”

이낙연 측 ‘민주당 다운’ 후보 호소
캠프 인력 총동원 호남에 ‘다걸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표심이 3분의 1가량 확인된 가운데, ‘대세론’을 증명한 이재명 후보와 대역전극을 꿈꾸는 이낙연 후보가 민주당 지지기반의 상징과도 같은 호남을 사로잡기 위해 한판 대결에 돌입했다. 그동안 민주당 경선에서 호남이 선택한 인물이 대권을 잡은 만큼 두 후보 모두 호남의 ‘인정’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정 후보에 표를 몰아주는 호남의 전략적 선택의 핵심 요소를 이재명 후보는 ‘실용’, 이낙연 후보는 ‘적통성’으로 규정하며 저마다 승리를 자신했다. 특히 이날 정세균 후보의 중도사퇴가 호남 경선에 미칠 파장에 두 후보 캠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3일 당 안팎에선 25∼26일 치러지는 호남 지역순회가 이번 경선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선 지역순회 경선은 선거인단이 최대 5만여명(대전·충남) 정도였지만, 호남은 20만표에 달하는 거대 선거인단이 포진해서다. 추석 연휴 등을 이유로 지역경선 사이 기간이 기존 1주보다 늘어난 2주가 되면서 바닥 민심도 요동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광주·전남 관련 6가지 지역공약을 발표하며 “그동안 지킬 수 있는 것만 약속했고 약속은 꼭 지켰다. 실력과 성과로 입증된 제가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앞선 경선에서 과반 압승으로 정책 선거 전략의 효과를 확인한 만큼 호남에서도 자신의 강점인 공약 이행률과 실용적 면모를 강조하겠다는 구상이다.

전통시장 찾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오른쪽)가 13일 경기 오산 오색시장의 추석맞이 전통시장 현장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산=뉴시스

이재명 후보는 이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제가 새로운 사회적 삶을 살게 한 사회적 어머니”라며 호남에 구애했다. 그는 1980년 소년공 시절 잘못된 언론 보도로 인해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오해했던 사실을 밝히며 “제 입으로 피해자들을 2차 가해한 것이 정말로 수치스럽고 용서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 입학 후 5·18의 실상을 알게 됐다며 “제가 공익적 삶을 살도록 설계한 핵심적 계기는 (5·18에 대한) 인식의 반전이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14일 전북 지역공약 발표, 18일 호남 방문 계획을 밝혔다.

이재명 후보 측은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 ‘이길 만한 후보’에 몰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이재명 캠프 주간브리핑에서 전북에 지역구를 둔 김윤덕 조직본부장은 “호남 현장에는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지지하고 압도적으로 밀어줘야만 정권 재창출을 확보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흐름이 너무나 많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광주에 지역구를 둔 민형배 전략본부장은 “호남에서도 목표는 과반”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가 호남 출신임을 들며 “후보별로 강점이 있는 지역이 있기 때문에 거기까지 압도하겠다는 건 과욕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저출산 공약 발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운데)가 13일 국회에서 저출산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반면 이낙연 후보는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 ‘민주당다운 후보’에 쏠릴 것으로 예측했다. 이낙연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2002년 호남이 위대했던 이유는 될 것 같은 이인제 후보가 아니라 대통령이 돼야 할 노무현 후보를 선택했기 때문”이라며 “민주당 대선 경선은 될 것 같은 사람이 아니라 대통령이 돼야 할 사람을 뽑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본선 경쟁력을 여론 조사상의 지지율이 아닌 ‘민주당 DNA’로 판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낙연 후보에게 호남은 태어난 곳이자 정치적 기반을 닦은 ‘안방’으로, 현재 이재명 후보와의 약 11만표 격차를 최대한 줄이고 2차 슈퍼위크 역전으로 나아갈 교두보를 마련할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이낙연 후보 측은 서울 캠프 인력을 최소화하고 나머지를 모두 호남에 투입하는 총동원령을 내려 사실상 호남 ‘다걸기’에 나선 상황이다. 이낙연 후보는 이날 “아이가 태어나면 만 5세까지 매월 100만원씩의 양육비를 지원하겠다”며 △둘째 자녀부터 대학등록금 전액 지원 △유치원까지 무상급식 확대 등 저출생 공약을 발표했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자신이 성남시절 추진한 대장지구 개발사업을 둘러싼 특혜 의혹 보도에 대해 “너무 황당하다. 아무 관계가 없는데 관계있는 것처럼 의심을 사게 하면 후보자 비방죄에 해당한다”며 법적 조치 검토 계획을 밝혔다. 또 온라인상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진 업체 계열사에 이재명 후보 아들이 재직 중이라는 주장이 널리 퍼진 데 대해 “우리 아들 그 회사 안 다닌다. 그런 건 좀 알아보고 (보도)했으면 좋겠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낙연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장지구 특혜 의혹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고 있다”며 “언론이 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수, 배민영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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