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는 “도움 못 받아 대처 못해”
韓 육아환경 ‘43점’ 매우 낮게 평가
긴급 때 공적돌봄 이용 3.5% 불과

워킹맘 2명 중 1명은 코로나19 유행으로 돌봄 공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20%는 도움을 받지도 못했다. 워킹맘들은 한국의 육아환경 점수를 100점 만점에 43점으로 매우 낮게 평가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이 같은 내용의 ‘제8차 저출산인식조사’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지난 4월 16∼21일 만 9세 이하 자녀를 양육 중인 워킹맘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다.
코로나19 상황 때 돌봄공백을 경험한 비율이 52.1%에 달했다. 이 중 돌봄공백 시 ‘아무것도 대처하지 못함’ 응답률은 20.9%였다. 특히 자녀가 미취학 유아인 경우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비율은 32.1%로 더 높았다.
긴급하게 아이를 맡겨야 하는 경우 양육자원 중 육아종합지원센터나 돌봄교실 등 공적돌봄체계를 이용하는 비율은 매우 낮았다. 조부모·친인척이 69.3%였고, 배우자 14.7%, 없음 8.1%, 공적돌봄체계 3.5% 순이었다.
가사, 육아 부담도 커졌다. 가사를 전담한다는 응답률은 56.9%, 육아를 전담한다는 응답률은 59.4%였다. 워킹맘의 57.65%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났지만 배우자는 절반 이상(53.2%)이 이전과 같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워킹맘들은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호소했다. 이들의 양육 스트레스 점수는 10점 만점에 7.03점이었다. 우울척도(CES-D) 검사에서는 응답자의 45.3%가 ‘우울 의심’ 심리상태를 보였다. 10명 중 6명(63.1%)은 출산·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려고 고민했다.
워킹맘이 생각하는 우리나라 육아환경 점수는 43.10점(100점 만점)으로 50점에도 못 미쳤다. 연령이 낮을수록 평가는 더 박했다. 20대 36.83점, 30대 41.35점, 40대 48.73점 등이었다.
워킹맘들은 직장생활과 양육을 병행하기 위해 필요한 국가지원 1순위로 일·가정 양립 제도 의무적용을 꼽았고, 이어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교육기관, 국가지원금 확대 등을 바랐다.
김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은 “현재 가족돌봄 의존도가 높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믿고 맡길 수 있는 공적돌봄체계의 질적·양적 재구조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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