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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신 의무화에 ‘종교적 신념’에 따른 거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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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12 22:00:00 수정 : 2021-09-12 17: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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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백신 접종 의무…종교적 신념 이유로 거부는 예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브룩랜드 중학교에서 백신 접종 촉구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 직원 등에 적용되는 백신 접종 의무화 정책을 내놓은 가운데 예외 사유로 명시한 ‘종교적 사유’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것은 인정해줘야 한다는 주장과 정당성이 없다는 지적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백신 접종 의무화’라는 강수를 두면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백신을 거부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은 9일 발표에서 연방 공무원과 의료계 종사자, 직원 100명 이상의 민간기업 직원들은 백신을 무조건 맞아야 한다고 밝혔다. 약 1억 명가량이 의무 접종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무려 미국 인구의 30%에 해당한다.

 

바이든 정부는 의학적 이유나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거부하는 것은 예외로 허용했다. 그러자 백신 거부론자들 사이에서 종교적 신념에 근거한 백신 접종 반대에 관심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청한 미국의 한 의료인은 “근무하고 있는 병원에서 최근 백신 접종 의무화를 발표하자 직원들이 ‘종교적 사유로 인한 면제’를 어ᄄᅠᇂ게 행사할지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종교적 이유로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백신 일부가 연구개발 과정에서 낙태아 세포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존슨앤존슨(J&J)은 낙태된 아이의 망막 조직에서 채취한 세포주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는 ‘인간의 육체가 하나님의 성전’이라는 성경 구절에 따라 백신을 맞는 것은 죄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첫 번째 주장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낙태아 세포 활용이 제약 산업과 생명공학 산업에서 흔하다고 반박한다. 1970~80년대 만들어진 태아 세포주가 지금까지 쓰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서 캐플란 뉴욕대 랭원메디컬센터의 생명윤리학 교수는 “종교적 이유로 코로나 백신을 안 맞으려는 사람들은 지난 30~40년간 개발된 수많은 의약품과 백신에도 반대했어야 한다”며 “태아 세포주 사용을 정말 우려하는 것이라면 더 반대해야 할 약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NYT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독교, 가톨릭 종파에서는 기본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지지한다. 지난해 12월 바티칸은 천주교도들이 낙태된 태아에서 추출한 세포를 사용한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용인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내 일부 종교인들은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미국의 기독교 비영리 단체 ‘리버티 카운슬(Liberty Counsel)’이 대표적이다. 이 단체는 종교적 사유로 백신 접종 면제를 받는 방법을 23분짜리 영상으로 만들어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영상 조회 수는 15만을 돌파했다. 메트 스테이버 리버티 카운슬 회장은 최근 몇 주간 관련한 질의를 2만 건 이상 받았다고 밝혔다.

 

일부 민간기업들은 종교적 신념을 백신 접종 면제 사유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은 종교적 이유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직원들에게 무급휴직 조처를 내리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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