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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슬픔에 잠긴 美… 전·현 대통령 ‘국민 단합’ 한목소리

입력 : 2021-09-12 19:30:26 수정 : 2021-09-12 23: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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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20주년’ 공식 추모 행사

유가족 단상서 희생자 사진 들어보여
방송사는 당시 테러영상 등 추모특집
바이든·오바마·클린턴 내외 함께 참석
불참한 트럼프는 ‘아프간 철군’ 맹비난
테러 장소 3곳 찾은 바이든 연설 안 해

FBI ‘9·11테러 조사’ 기밀 문건 공개
사우디인 일부 테러 연루… 당국은 부인
미국 전·현직 대통령과 영부인들이 1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9·11 추모광장에서 가슴 위에 손을 올린 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인 힐러리 여사,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 미셸 여사, 조 바이든 대통령, 부인 질 여사,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뉴욕=AP연합뉴스

9·11테러 발생 20주년인 11일(현지시간) 미국은 20년 전처럼 또다시 슬픔에 잠겼다.

이날 20년 전 테러가 있었던 뉴욕시 옛 세계무역센터(WTC) 자리인 ‘그라운드 제로’와 워싱턴 인근 국방부(펜타곤),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에서 잇달아 공식 추모행사가 열렸다.

알카에다 일당이 납치한 비행기가 뉴욕 WTC 북쪽 타워에 충돌한 오전 8시46분을 기해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이 실시됐다. 추모행사에선 유가족이 차례로 단상에 올라 9·11테러로 목숨을 잃은 아버지, 남편, 남동생, 삼촌 등의 이름을 외치고 희생자들 사진을 들어 보였다. CNN, NBC, ABC 등 방송사는 이날 오전 내내 9·11 추모행사와 당시 테러 영상 등을 집중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부인 질 여사와 함께 뉴욕 그라운드 제로 추모행사에 먼저 참석했다.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도 뉴욕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추모식에 불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에서 ‘바보’, ‘무능’, ‘망신’ 등 표현을 써가며 바이든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을 맹비난했다.

바이든은 뉴욕에 이어 섕크스빌, 펜타곤까지 테러 장소 3곳을 모두 찾았지만 현장 연설은 하지 않았다. CNN은 “참모들이 연설을 고려했다가 수치스러운 역사의 날에 맞춰진 연설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은 국가 통수권자로서 처음 9·11 기념일에 참여하며 의도적으로 배후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아프간 전쟁 종결 과정에서의 혼란상과 그에 따른 책임론 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9·11 당시 뉴욕 세계무역센터(WTC)에서 숨진 이들을 추모하는 ‘트리뷰트인라이트’ 행사가 열린 모습. 지금은 사라진 WTC 쌍둥이 빌딩을 상징하는 두 갈래 빛이 하늘을 향해 쏘아 올려진 가운데 자유의 여신상이 푸르게 빛나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바이든은 다만 전날 영상 메시지에서 “9·11 이후 곳곳에서 영웅적 행위를 봤고 국가통합의 진정한 의미를 느꼈다”며 “단결은 절대 깨지지 않는다는 점을 배웠다. 우리를 우리답게 만들고 미국이 최고에 있게 하는 것이 단결”이라고 강조했다.

9·11 당시 대통령이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역시 단합을 말했다. 그는 섕크스빌 연설에서 “9·11 이후 나는 놀랍고 회복력이 있으며 단합된 국민을 이끌어 자랑스러웠다. 미국의 단합에 대해서라면 그 시절은 지금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하며 단합을 촉구했다. 바이든은 섕크스빌의 소방관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시 대통령이 오늘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해 정말 좋은 연설을 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20년 전 미국의 가장 큰 위협이 외부의 적이었다면 이제는 지난 1월 연방의회 의사당 습격 사건, 총기난사, 인종차별 사건 등에서 보듯 ‘내부의 적’으로 바뀌었다는 전·현직 대통령들의 인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9·11테러 조사와 관련한 문건을 기밀에서 해제하고 전격 공개했다. 해당 문건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인 오마르 알-바유미가 총 19명의 9·11 항공기 납치 테러범 중 적어도 2명을 돕기 위해 여행과 숙박, 자금 지원 등 제공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조사 당시 FBI는 알-바유미를 사우디 정보당국 요원으로 의심했으나 사우디 정부는 연관성 자체를 극력 부인해 왔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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