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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2시간여 만에 사망한 80대… 당국 “피해보상 지원 대상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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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12 14:30:00 수정 : 2021-09-12 15: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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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후 이상증세 발현에 구급차 올라타
병원 도착 직전 발작… 심정지로 사망
유족 "기저질환 말도 안 돼" 의문 제기
대청도에선 80대 男 백신 접종 뒤 사망
사진=뉴시스

보건당국이 경기 남양주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2시간40분 만에 숨진 80대 여성과 백신의 인과관계를 부인하자 유족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웃 인천과 서북단 대청도에서도 고령자들이 백신 접종 이후 사망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12일 남양주시와 유족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지난 7일 A(88)씨의 유족에게 “백신 접종보다 기저질환·대동맥 박리로 사망한 것이 확인돼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전달했다. 안내문에는 ‘피해보상이나 의료비 지원 대상이 아니다’라는 설명도 담겼다.

 

◆ 88세 노인, 접종 2시간40분 만에 사망…보건당국 “피해보상 대상 아냐”

 

앞서 A씨는 지난 4월23일 낮 12시37분 남양주시의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은 뒤 동네 노인정으로 향하다 머리 등 전신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119 구급대가 도착한 뒤 스스로 걸어 구급차에 탔고 대화도 나눴지만 심정지 발작으로 숨을 거뒀다.

 

보건당국은 A씨의 죽음은 두고 나흘 뒤 ‘예방접종 후 상세 불명 심정지’로 보고했다. 이후 사망 넉 달만인 지난 2일 열린 회의에선 백신과 관련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은 A씨 사인을 대동맥 내부가 파열돼 혈관 벽이 찢어지는 대동맥 박리로 판단했다.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이 발생한 시기가 시간상으로 개연성이 있으나 백신보다는 다른 이유에 의한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유족들은 “큰 병원 한 번 안 가고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활동적이었는데 기저질환은 말도 안 된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A씨의 아들은 “어머니가 3년 전부터 고혈압약을 하루 1알 복용했으나 호전돼 1년 전부터 반 알로 줄였다”며 “담당 의사도 ‘10년은 더 살겠다’고 할 정도로 건강했는데 접종 직후 돌아가셨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유족이 제출한 의사 소견서에는 지난해 혈액 검사상 아무런 이상이 없고, 숨지기 이틀 전 혈압도 정상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 ‘뱃길 4시간’ 대청도에선 80대 남성 접종 뒤 사망…인천 사망자 아들, 국민청원

 

육지에서 뱃길로 4시간 거리인 서해 북단 대청도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B(82)씨가 접종 사흘 만인 지난 10일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B씨는 7일 대청도 보건지소에서 2차 백신 접종을 마친 뒤 설사, 구토 등의 이상 반응을 호소했고 전문 의료진이 있는 인근 백령도를 거쳐 인천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아내와 단둘이 여객선을 타고 인천의 한 종합병원으로 향했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그는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해 심정지로 숨졌다. 

사진=뉴시스

유족들은 B씨가 “의료시설이 열악한 작은 섬에서 백신 접종 후유증으로 육지까지 나와 치료를 받다가 시간이 지체돼 사망했다”며 “이송 대책 없이 백신 주사만 놔주는 건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백령도나 대청도 등 섬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하면 해경 헬기 등을 타고 육지 병원으로 나올 수 있지만 B씨는 이용하지 못했다. 

 

같은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화이자 백신을 1차 접종한 아버지가 갑자기 사망했다며 인과관계를 밝혀달라는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화이자 백신 접종 2주 만에 저희 아버지의 심장이 차갑게 멈춰버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글쓴이는 “아버지가 지난달 26일 인천 한 병원에서 화이자 1차 접종을 했고 나흘 뒤 가슴 통증 등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날 인근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뒤 이상 없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지만, 이달 8일 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뒤 쓰러졌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아버지가 심장 혈관을 넓히는 시술을 대기하던 중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는 심근경색 판정을 받아 지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결론이 내려졌지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 전까지 관련 증상이 전혀 없었다”며 “백신 부작용에 대해 인과관계를 명백하게 밝혀 진상규명이 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인천·남양주=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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