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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된 ‘빅테크’에 정치권·당국 칼춤… 얼마나 더 거세질까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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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12 15:12:43 수정 : 2021-09-12 15: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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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 강조
“시정 노력이 없는 경우엔 엄정 대응”

빅테크·핀테크 업체 대응 분주해질 듯
“정책 실패 덮으려는 것 아니냐” 비판도

정부의 육성 기조에 따라 눈부신 성장을 거듭한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정부는 물론, 정치권까지 합세한 규제 공세에 주춤하고 있다. 확고한 시장지배자 지위를 바탕으로 골목상권까지 구석구석 침투한 만큼 각계의 불만도 분출하는 분위기다. 규제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실제로 그 칼날이 어느 정도 가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동일기능 동일규제’ 칼 빼든 금융당국

 

1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온라인 플랫폼의 금융상품 정보 제공 서비스에 대해 계약내역 관리 기능을 제공하고, 계약 절차 전반이 플랫폼 내에서 이뤄진다면 ‘중개’에 해당하는 만큼 중개업으로 등록하지 않는다면 위법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를 시작으로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의 이행을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은 가이드라인이나 계도 차원이었지만, 앞으로는 얼마든지 처벌도 가능하다는 의지로 읽힌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혁신을 추구하더라도 금융규제와 감독으로부터 예외를 적용받기보다는 금융소비자보호 및 건전한 시장질서 유지를 위해 함께 노력해나가야 한다”며 “위법소지가 있는데도 자체 시정 노력이 없는 경우에는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룡이 된 빅테크에 ‘기울어진 운동장’

 

금융당국의 기조 돌변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너무도 빨리 커버린 공룡’에 대한 경고음은 이미 곳곳에서 감지됐다.

 

우선 카카오와 네이버의 급격한 성장에 대한 우려와 불만 수위가 임계점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카오는 2010년 출범해 10여년 만에 95%를 넘기는 모바일 메신저 시장지배력을 구축했다. 카카오뿐 아니라 네이버 또한 음식점, 미용실 등의 검색부터 예약, 결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이들에 대한 소상공인·자영업자까지 종속도 강해졌다. 최근 국회에서는 어느덧 118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카카오를 타깃으로 한 토론회가 열렸고, 이에 호응하듯 택시기사들의 시위도 다시 한 번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전략총괄부사장(CSO)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상연재 별관에서 금융플랫폼 규제 논란과 관련해 열린 금융당국-핀테크업계 긴급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주식시장에서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의 연 매출은 각각 5조3041억원, 4조1568억원. 그러나 시가총액(지난 10일 기준)은 약 67조원(3위), 58조원(6위)이다. 지난해 매출이 237조원, 시가총액이 440조원인 삼성이나 지난해 매출 104조원, 시가총액 44조원인 현대차 등과의 간극이 크다. 미래 성장성을 반영한 것인 만큼, 정부의 규제가 본격화한 이후 이틀간 두 빅테크의 시가총액이 19조원 가까이 증발한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고승범 위원장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들 기업에 대한 금산분리 이슈도 불거졌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시가총액 8위로 성장한 카카오뱅크의 지분 27%를 소유하고 있다. 기존 대기업들의 경우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은행 지분의 10%(의결권 4%) 이상을 보유하지 못하는 것과 대비된다. 고 위원장은 당시 “금융환경 변화, 금융산업의 혁신과 경쟁 촉진을 위해 시장 참가자에게 일부 운신의 폭을 넓혔다”며 “그렇더라도 제도적 보완 등을 통해 금산분리의 원칙과 그 목적이 구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택시 등 업권별로 그간 이어진 수수료 문제에 대한 반발이 이번을 기회로 다시 한 번 분출하는 모양새다. 최근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를 상대로 ‘인앱(In-App) 결제’를 통과시킨 국회 또한 두 빅테크 기업을 다음 대상으로 삼고 있다. 여당은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는 물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차원에서도 관련 입법을 위한 자체 논의를 병행하고 있다. 곧 시작되는 국정감사가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까지 이 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견제에 나섰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몸조심 빅테크, 전전긍긍 핀테크 스타트업  

 

정부의 규제가 본격화함에 따라 당분간 빅테크·핀테크 업체들의 대응이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최근 자동차보험료 비교 가입 서비스를 중단했다. 카카오페이는 앞서 P2P(개인 간 거래) 금융상품 판매 서비스 또한 금융당국의 금융소비자법 위반 우려 표명 이후 중단한 바 있다. 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던 네이버파이낸셜 또한 보험업계의 반발과 당국의 압박에 못 이겨 계획을 철회했다. 토스 등 다른 기업 또한 서비스 내에서 중개 논란을 키울 수 있는 문구를 수정하거나 인터페이스(UI) 개편 등의 조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핀테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가이드라인이나 구체적인 방침은 나오지 않은 상황으로 우선 우려 사항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당국의 움직임을 지켜볼 것 같다”고 말했다.

 

‘플랫폼 공화국’, ‘플랫폼의 갑질’ 등으로 이슈가 비화한 만큼 전반적인 사업전략의 수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핀테크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특히 카카오의 경우 콘텐츠 IP(지적재산권)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서비스의 해외진출에 대한 전략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인데, 이미 국가별 권역별로 플랫폼들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마당에 해외진출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소비자편익을 강조하며 빅테크를 육성해온 정부나 정치권이 이제 와서 소비자보호를 명분으로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는 것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이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내년 대선 이슈가 아닌 이상 국회나 정부가 이렇게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리가 없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핀테크 분야의 혁신 성과를 내세워 부동산 등 각종 정책 실패를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제대로 된 전략을 마련해 실행하기보다는 기존 금융업권과 핀테크 간 줄타기에 골몰해온 만큼 앞으로도 소비자 권익이 뒷전에 밀렸던 구도가 해소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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