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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아내 죽인 60대 男, 숨진 피해자 명의로 편지까지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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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11 15:56:39 수정 : 2021-09-11 16: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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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전남 영암 일대에서 경찰관들이 실종된 30대 여성의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자의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60대 남성의 범행 은폐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10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69세 A씨가 39세 B씨를 살해한 뒤 B씨의 남편에게 숨진 피해자 명의로 편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지난 8월15일 오후 8~9시께 전남 무안군의 한 숙박업소에서 직장 동료이자 제자의 아내인 B씨를 살해하고, 범행 장소에서 약 30㎞ 떨어진 영암호 인근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이 벌어지고 나흘 뒤인 19일, B씨 남편에게는 아내가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 3통이 도착했다. 해당 편지에는 ‘헤어지자’는 내용이 공통적으로 담겨 있었다.

 

실종된 B씨의 흔적을 찾고 있던 경찰은 편지의 경로를 역추적했다. 그 결과 편지는 B씨가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달 15일에서 이틀이 경과한 17일 전남 곡성의 한 우체통에서 발송됐다.

 

경찰은 해당 편지가 한 시민에 의해 우체통 안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했다. 시민은 “다리가 불편하다. 편지를 대신 우체통에 넣어달라”는 한 남성의 부탁을 받고 편지를 우체통에 넣었다고 진술했다. 이 남성은 다름 아닌 A씨였다.

 

다만 경찰은 이 편지들이 A씨가 작성한 ‘가짜 편지’인지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필적 감정 수사 결과 남편에게 전해진 3통의 편지는 B씨의 필적이 맞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필적감정 결과를 토대로 3통의 편지는 B씨가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다만 B씨가 편지를 작성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더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해당 편지가 강압에 의해 작성된 것일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B씨 시신에서 함께 발견된 2통의 또다른 편지에 대해 필적 감정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밖에 이들의 금전 거래 정황도 포착됐다. B씨는 지난 7월29일 남편에게 2억2000만원을 부동산 투자 목적으로 건네 받은 뒤 당일 A씨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돈의 행방은 아직 묘연한 상태다.

 

살인혐의로 구속된 A(69)씨가 피해자 B(39)씨의 시신을 유기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전남 무안과 영암 일대 강가 등을 경찰이 수색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이 사건은 지난달 17일 B씨의 가족이 미귀가 실종 신고를 경찰에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지난달 15일 오후 8시께 전남 무안의 한 숙박업소로 함께 들어갔다. 이들은 직장동료 사이였으며, B씨의 남편은 A씨와 사제 지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함께 안으로 들어간 지 40여분이 지난 후 숙박업소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씨가 사람 크기만한 침낭을 차량 뒷좌석에 싣는 모습이 찍혔다.

 

이후 지난달 24일 전남 담양군에서 A씨를 긴급체포한 경찰은 GPS 기록과 CCTV 등 동선 추적을 통해 A씨가 시신을 유기한 곳으로 추정되는 무안과 영암 일대에서 수색 작업을 벌였다.

 

그 결과 지난 1일 오후 영암호 해암교 상류 3~4㎞ 지점에서 수풀에 걸려있는 B씨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부패가 심한 상태였다.

 

한편 경찰은 지난 2일 오후 A씨를 전주지검에 구속 송치했으며 A씨는 신병이 인계되는 과정 중 취재진 앞에서 “죽이지 않았다”며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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