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고발 사주' 의혹 규명 급물살…공수처-대검 조사 박차

입력 : 2021-09-11 17:29:55 수정 : 2021-09-11 17:29:5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조성은 "내가 제보자" 신상공개…공수처 압수물 분석
대검도 수사 가능성…공수처-대검 공조수사 '주목'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핵심 당사자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압수수색 나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미궁 속에 빠졌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시 검찰이 야당에 범여권 인사들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의 퍼즐들이 조금씩 맞춰지는 형국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전격적으로 강제수사에 착수하고, 의혹을 키웠던 사건 제보자인 조성은씨가 스스로 신상을 공개하면서다. 대검찰청의 진상조사도 속도를 낼 태세다.

◇ 베일에 가려졌던 제보자 신상 드러나

지난 2일 인터넷 매체인 뉴스버스 보도로 불거진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의 신원은 의혹의 주된 쟁점 중 하나로 논란의 대상이 됐다.

고발장의 중간 전달자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제보자가 누구인지 추정하지만, 공익제보자 신분이어서 공개할 수 없다면서 제보자의 신원이 드러나면 여러 의문이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발장에 관한 사실관계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제보자와의 통화 사실과 내용에 대해선 "그런 얘기를 했다면 그쪽에서 증거를 제시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야당을 통한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임을 밝힌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10일 오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수사기관에 제출한 증거자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JTBC 제공

이 같은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제보자로 지목되고도 사실을 부인하던 조성은씨가 전날 jt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의혹을 최초로 언론에 제보하고 대검에 공익신고를 한 당사자라고 인정한 것이다.

지난해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 선거대책위 부위원장을 지낸 조씨는 "(김 의원이 전화로) 꼭 대검찰청 민원실에 접수해야 하고, 중앙지검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진술은 작성자가 고발장 수신처란에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을 미리 기재해 김 전 총장과 대립하던 이성윤 당시 서울지검장이 있던 중앙지검이 아닌 대검에 고발장을 접수하려고 했다는 의혹과 맥이 닿아있다.

◇ 공수처 강제수사 착수…조작 여부 곧 드러날 듯

고발장 전달 당시 김 의원과의 통화와 관련한 제보자 조씨의 진술은 '고발 사주' 의혹을 푸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검과 공수처는 대면조사 등을 통해 조씨 진술의 진위 확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고발장 수·발신 사실에 관해 기억이 없다는 입장만 반복해온 김 의원의 태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공수처는 지난 6일 시민단체로부터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해달라는 고발을 접수한 지 나흘 만에 김 의원과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가운데)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김진욱 공수처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으로 고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든 채 청사 내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압수수색 전날 조씨가 공수처에 휴대전화를 제출한 게 수사 착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사팀은 이를 토대로 전날 확보한 휴대전화와 PC 등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다.

제보자가 받은 고발장과 관련자료 전송화면 상단의 '손준성 보냄'이란 표시 때문에 고발장의 최초 발신자로 지목된 손 검사는 의혹이 불거진 직후부터 자신의 연루 사실을 일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손 검사에 대한 공수처의 강제수사가 시작되고, 수사팀이 의혹의 퍼즐을 맞추는 데 필요한 핵심 증거인 휴대전화와 PC를 확보함에 따라 실체 규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대검 진상조사 박차…수사·감찰 전환 가능성

조씨는 언론 보도 이튿날인 지난 3일 대검 감찰부에 찾아가 공익신고를 하면서 휴대전화와 자료가 든 USB 등을 제출했다.

그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에게 전화로 먼저 공익신고 의향을 밝히자 "처음엔 권익위에 신고하라며 주저하다가 휴대전화 제출을 조건으로 수락했다"고 전했다.

대검은 이후 닷새간 조씨의 휴대전화를 조사한 뒤 조씨의 공익신고 요건이 충족된다며 보호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조씨의 휴대전화를 비롯한 제출 자료에 조작이나 허위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손준성 보냄' 표시나 고발장 등의 전송 날짜가 조작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진상조사를 맡은 대검 감찰3과는 김덕곤 과장과 소속 연구관 2명으로 구성돼 있었으나, 최근 대검 반부패·강력부, 공공수사부 등에서 연구관을 추가로 파견받아 인력을 보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사나 국회의원의 비위 혐의에 대한 우선적 수사권이 있는 공수처가 수사를 개시했지만, 검찰도 독자적인 조사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 중인 진상조사를 이어가다 검찰에 수사 권한이 있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선 별도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감찰로 전환해 아직 수사선상에 오르지 않았지만, 연루 의심을 받는 윤 전 총장 시절 참모 등 검찰 내부의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본다.

대검 감찰부는 전날 공수처의 압수수색 직후 공수처 수사에 협조하되 중첩되지 않는 범위에서 절차대로 진상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