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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앓는 애인에게 프로포폴 불법 투약해 사망…성형외과 원장 2심도 집행유예

입력 : 2021-09-11 10:56:10 수정 : 2021-09-11 10: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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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을 앓는 여자친구에게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했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성형외과 원장이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장재윤)는 마약류관리법 위반·중과실치사·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6)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 375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서울 강남구의 성형외과 원장인 A씨는 병원에서 가지고 나온 프로포폴을 여자친구 B씨에게 투약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평소 불면증으로 괴로워하던 B씨를 재우기 위해 2019년 4월17일 밤 프로포폴을 투약했고 다음날 새벽 B씨를 혼자 둔 채 외출했다.

 

잠에서 깬 B씨가 "잠을 더 자고 싶다. 프로포폴 투약 속도를 올리면 안되느냐"고 전화로 물었지만 A씨는 "안된다"고만 했을 뿐 집으로 돌아오거나 프로포폴 과다투약의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임의로 투약 속도를 높여 프로포폴 중독으로 세상을 떠났다.

 

A씨는 B씨에게 투약한 뒤 남은 프로포폴은 냉장고에 넣어 보관했고 B씨 사망 사흘 전에도 B씨를 재우기 위해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프로포폴을 잘못 관리한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으니 상응하는 처벌이 합당하다"며 "원심이 선고한 형은 지나치게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 유족에게 사죄했지만 용서를 받지는 못했다"며 "업무 외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사용하고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한 점 등도 있어 피고인의 죄책이 더 무겁다"고 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과 피해자가 동거하는 연인관계였고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심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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