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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 유력 후보 향해 칼 빼든 공수처… 野 “정치공작” 격앙

입력 : 2021-09-10 21:17:29 수정 : 2021-09-10 23:2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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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사주’ 의혹 강제수사 파문 확산

尹후보측 “권력기관 정치개입 노골화
상습 고발자와 손발 맞춰 尹 흠집”
국민의힘 “가정·추측에 근거해 입건”

조성은 “尹회견 보고 제보 공개 결심
김웅 의원이 백장의 파일 일방 전송
고발장, 중앙지검엔 접수 안된다 말해”

의혹 핵심 작성자 실체는 아직 미궁
尹 개입 정황 드러나면 정국 뇌관으로
대검 “공수처 요청 있으면 수사 협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당국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일 피의자로 입건되면서 야권이 발칵 뒤집혔다. 윤 후보 측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향해 “권력기관의 정치개입 노골화”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자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도 “뻔한 정치공작 패턴”이라고 지적했다.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쟁점은 윤석열 후보의 검찰총장 재직 당시 검찰이 야당에 청탁 고발을 했는지, 윤 후보가 이에 개입했는지다. 수사 결과 윤 후보의 개입 정황이 드러날 경우 대선 정국의 뇌관이 될 수밖에 없다.

 

윤석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이날 공수처의 윤 후보 입건에 대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시작 이후 정권의 눈치를 보는 권력기관의 정치개입이 노골화되고 있다”며 “상습 고발자(윤 후보를 고발한 친정부성향 단체)와 손발을 맞춰 윤 후보를 흠집 내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윤 후보는 이날 당의 대선후보 면접에서 “입건하라고 하라”며 정면돌파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도 “현직 야당 의원에 대한 무자비하고 불법적인 압수수색도 모자라, 제1야당 유력 대선 후보에 대해 가정과 추측에 근거한 속전속결 입건을 밀어붙였다”며 “정치 공작”이라고 비판했다.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제보자가 임의 제출한 휴대폰 포렌식(디지털 증거 복원)을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손 검사의 업무용 컴퓨터를 확보해 분석한 곳은 대검이다. 공수처는 한 발 늦은 지난 9일 제보자 휴대폰을 임의 제출받아 조사에 나섰다. 공수처는 이날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이면서도 또 다른 핵심 증거물이 있는 대검은 압수수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공수처가 확실한 증거 없이 윤 후보를 무리하게 입건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대검은 이날 “공수처 수사와 중첩되지 않는 범위에서 절차대로 진상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향후 공수처의 요청이 있으면 최대한 수사에 협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부위원장. 연합뉴스

그간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로 지목된 조성은씨는 이날 JTBC에 출연해 “내가 제보자가 맞다. 이번 의혹에 대한 윤 후보의 국회 기자회견을 보고 내가 공익신고자임을 밝히기로 했다”며 “(문제의 고발장을 김 의원이) 어떤 집단과 공유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손 검사가 고발장 작성에 개입했거나, 윤 후보가 이를 인지·관여했을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조씨는 “이 자료는 워낙 휘발성이 강해 USB와 당시 사용했던 휴대폰, 최근 이미징 캡처 등의 원본을 보여드려야 가장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당사자임을 밝히면서 (원본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의원이 왜 본인에게 고발장을 전달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제가 N번방 TF 등 선거대책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여러 제보를 받는 것을 알고 주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갑자기 몇백까지는 아닌데 백장에 가까운 이미지파일을 일방적으로 전송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이 고발장을 대검 민원실에 접수하라고 요구했다면서 “‘대검 민원실에 접수하십시오. 절대 중앙지검은 안 됩니다’라는 순서로 말했다”고 전했다.

 

조씨는 “언론에 알린 건 제보가 아니라 사고였다”며 “뉴스버스 기자에게 ‘지난해 총선 때 이상했던 지점이 있다’고 말했더니 기자가 ‘어떤 건지 보자’고 해서 김 의원이 전달한 대화창 이미지를 함께 봤는데, 기자가 ‘검사 이름 아니냐’고 했다. 저는 그때까지도 (손준성이) 캠프 사람인 줄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장이 정리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해 (제보자가 아니라고) 사실이 아닌 부분을 말씀드리게 된 점은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자 신청을 안 한 이유에 대해선 “이건 대검 수뇌부 범정(범죄정보)이라는 비위 사실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권익위 절차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웅 의원 사무실 압수수색 11시간 대치 끝 무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운데)와 김웅 의원(왼쪽 첫 번째) 등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 의원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려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와 수사관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공수처 허윤 검사 등은 야당 의원들과 11시간에 걸친 대치 끝에 영장 집행을 하지 못하고 철수했다. 연합뉴스

아직까지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고리인 고발장 작성자는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총선 직전 김 의원에게 전달된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 초안 작성자로 지목된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은 지난 9일 ‘고발장을 직접 작성한 게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작성한 바가 없다”고 답했다. 해당 고발장 초안을 검찰 관계자가 작성했을 가능성을 놓고 “검찰발이 맞다”, “검사가 작성했다고 보기에는 투박하다”는 등 갑론을박만 이어지고 있다.

 

한편 법조계 안팎에선 공수처의 속전속결 압수수색과 관련해 대검과 경쟁하는 가운데 주도권을 쥐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검의 선제적 조치를 의식하며 ‘전광석화’와 같은 강제수사로 주요 증거를 검찰보다 먼저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번 압수수색의 관건은 손 검사의 휴대폰에서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다. 공수처는 해당 휴대폰에서 지난해 4월3일 김 의원에게 보냈다는 문제의 고발장 흔적을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고발장 작성이나 전달 과정, 나아가 ‘윗선’이 개입한 흔적이 발견될 경우 윤 후보는 정치적으로 큰 내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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