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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우리생물] 부성애로 유명한 ‘물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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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09 22:45:08 수정 : 2021-09-09 22: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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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나 식물에게 있어 생물학적으로 성공한 생물이라고 할 수 있는 종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많이 남긴 종이라 할 수 있다. 먹고 먹히는 자연생태계의 생존경쟁에서 천적으로부터 살아남아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고자 하는 치열한 삶의 세상이 있다. 바로 ‘물자라’ 이야기다.

물자라는 연못이나 습지처럼 물이 고여 있는 곳이면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수서곤충이다. 타원형으로 납작한 체형을 가지고 있으며, 뒷다리에는 가늘고 긴 털들이 빽빽이 붙어 마치 배의 노처럼 생겨서 물속을 헤엄치기에 최적화된 곤충이다. 또한 두 개의 앞다리는 마치 낫처럼 생겨서 자신보다 작거나 비슷한 곤충, 올챙이, 물고기 등 물속에서 만날 수 있는 동물을 잡아채어 뾰족한 입을 꽂아 소화액으로 녹여서 먹는 육식성 곤충이다.

일생을 물속에서 살지만 대부분의 수서 노린재목 곤충들처럼 아가미가 없이 꼬리처럼 생긴 작은 호흡관을 물 밖으로 내놓고 공기호흡을 해야만 숨을 쉴 수 있는 점이 재미있는 모습이다. 신비롭게도 물자라가 속한 물장군과의 곤충들은 부성애로 유명한데 짝짓기가 끝나면 암컷이 수컷의 등에 알을 낳는다. 등에 알을 한가득 업은 물자라는 알이 부화할 때까지 물속과 물 위를 오르내리며 산소를 공급하고 천적으로부터 자신의 알들을 지켜낸다. 일반적으로 식물이나 고정된 부분에 알을 낳고 떠나버리는 곤충들과 비교한다면 부화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동물계에서 암컷이 전적으로 포란이나 육아를 하거나 공동육아를 하는 경우보다는 수컷이 전적으로 떠맡는 경우가 훨씬 적다. 특히 곤충에서는 흔하지 않으며, 암컷은 자유로운 편이다. 오히려 한 번도 알을 업어보지 않은 수컷보다 육아에 경험이 있는 수컷을 선호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주변에 오염되지 않은 작은 웅덩이가 보이면 잠시 멈추어 수초나 나뭇잎을 뒤적거리면 알을 업고 다니는 물자라를 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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