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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 때리기’ 진정 나섰지만… 줄줄이 경영 일선 떠나는 대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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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09 16:00:00 수정 : 2021-09-09 15: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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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규제·불안감에 中 대표 기업가들 경영 일선서 물러나
전자상거래 2위 업체 징둥닷컴 CEO도 경영에서 손 떼
손정의 회장 “中 당국 규제 종잡을 수 없어 투자 보류”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의 류창둥 CEO. 신화뉴시스

“대외 개방은 중국의 기본 국가정책이며,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개방의 문을 더욱 열어 세계 다른 국가들과 발전 기회를 공유할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지난 8일자 1면에 이례적으로 논평을 싣고, 중국이 최근 사교육, 데이터 보안, 인터넷 플랫폼, 대중문화 등 여러 분야에 대한 규제가 특정 산업이나 기업에 피해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기업과 문화 산업 등에 대한 중국의 규제 폭풍으로 투자자와 국제 사회의 불안감이 커지자 중국 당국이 시장을 달래기 위한 진화에 나서고 있다. 중국 고위 당국자까지 직접 나서서 관련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중국내 대표 기업가들조차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불안감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9일 중국 매체 등에 따르면 인민일보는 지난 8일 ‘규제 감독과 발전 촉진의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중국의 기술 부문 규제는 새로운 발전 구조를 수립하고 고품질 성장 추진을 목표로 한다”며 “민간 부문의 발전을 절대적으로 장려, 지원, 지도하고, 비국가 경제의 발전을 위해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정책은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주로 1면에 시진핑 국가주석이나 공산당 관련 주요 기사를 다룬다. 시 주석 장기 집권 기반 다지기 차원에서 핵심 이론으로 추진하는 ‘공동 부유’와 관련해 시장과 국제사회의 불안감이 팽배해지자, 이례적으로 논평을 통해 중국의 개혁·개방 의지를 알린 것이다.

중국 인민일보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알려진 류허 부총리가 지난 6일 공개 석상에서 중국 정부의 민영 경제 발전 방침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발언에도 시장의 불안이 잦아들지 않자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나선 것이다.

 

앞서 류 부총리는 스자좡에서 개막한 디지털경제박람회 축사를 통해 “민영 경제 발전 지지 방침은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바뀔 일이 없을 것”이라며 “반드시 사회주의시장경제 개혁 방향을 견지하는 속에서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비즈니스 환경 혁신을 위한 시범 도시를 지정하겠다고 당근책도 던졌다.

 

국무원은 전날 리커창 총리 주재로 상무회의를 열고 베이징, 상하이, 충칭, 항저우, 광저우, 선전 6대 도시를 ‘비즈니스 환경 혁신 시범 지역’으로 지정했다. 시범 지역에선 지역 간 사업 장벽 철폐, 전자 영업허가증 발행 등 시장 진입 및 퇴출 절차 간소화, 대외 개방 확대 등을 추진해 사업 환경을 개선한다. 다만 이전부터 비즈니스 환경 개선 추진을 강조해왔기에 투자자들을 안정시킬 정도의 ‘당근책’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한국에 있는 중국대사관은 최근 연예계 정화 캠페인이 한류 등 한국을 겨냥한 조치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지난 8일 “최근 중국 정부는 연예계 및 ‘팬덤’의 혼란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칭랑’(중국의 인터넷 정화운동) 특별 행동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한국 연예인을 포함한 일부 연예인 팬클럽 계정이 폐쇄됐다”며 “중국 정부의 관련 행동은 공공질서와 양속에 어긋나거나 법률과 법칙을 위반하는 언행만을 겨냥하는 것이지 다른 나라와의 정상적인 교류에 지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국 기업인과 해외 투자자들은 중국 내 사업 환경에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유명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 기업 대표들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외국의 ‘큰 손’들도 투자에서 손을 빼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베이징=신화연합뉴스

알리바바에 이어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닷컴의 창업자 류창둥(47)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 장기 사업전략을 짜는데 전념한다는 명분으로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이미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은 지난해 10월 24일 상하이 ‘와이탄 금융 서밋’에서 중국 금융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한 이후 미운털이 박혀 공개석상에 나오질 못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짧은 동영상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 ‘틱톡’의 바이트댄스 창업자 장이밍(38)과 창업 5∼6년 만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대열에 합류한 핀둬둬 창업자 황정(41)도 최근 경영에서 손을 뗐다.

 

한창 회사에서 열정적으로 일할 30∼40대의 경영자들이 ‘인재 육성’, ‘자신의 또다른 꿈을 위해’ 등 현실과 엮이고싶지 않다는 뜻을 피력하며 물러난 것이다.

 

또 중국 기술기업에 큰 자본을 쏟아부었던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도 최근 실적 발표 기자회견에서 “중국 당국의 최근 규제가 너무 종잡을 수 없어 투자를 둘러싼 위험이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중국 기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보류하겠다”고 중국 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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