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내주 초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외교가에 따르면 외교부는 다음주 서울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부장이 회담하는 방안을 중국 측과 최종 조율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간 한·중은 고위급 소통 필요에 공감하고 교류를 지속할 여러 방식을 긴밀히 협의해왔다”며 “구체 계획이 나오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왕이 부장이 내주 방한하면 지난해 11월 이후 약 9개월 만이고, 한·중 외교장관회담은 지난 4월 정 장관의 중국 푸젠성 샤먼 방문 당시 이뤄진 이후 약 5개월 만에 열린다.
이번 회담에서는 우선 내년 2월 개막 예정인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급 인사의 올림픽 개막식 참석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상황이 관건이긴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에는 북한 선수단의 참여 가능성이 적잖아 북한과 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어 정부 입장에서도 관심을 두는 부분이다.
내년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한·중 양자관계 강화 방안은 물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지역 및 국제 정세에 대한 의견 교환도 있을 전망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지난 5월 미국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중국의 핵심 이익인 대만 문제를 처음 언급하는 등 미국과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한·중관계 관리에 비중을 둘 가능성이 농후하다. 왕이 부장은 대만은 물론 남중국해와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등 중국 관심사에 대한 기본 입장을 강조하고, 정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한·중 간 경제협력도 주요 의제다. 특히 정부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한·중 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중국 내 한국 게임 서비스 허가와 영화 상영 등 문화콘텐츠 교류 활성화를 위한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는 대로 추진하기로 공감대를 형성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방한 문제도 논의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 우리나라를 영미권 정보동맹인 ‘파이브아이즈’(Five Eyes)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 중국이 ‘정보 수집’ 차원에서 이번 회담을 활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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