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저녁 회식 등을 통해 여럿이 모여 마시던 주류소비 패턴이 크게 바뀌었다. 혼자 또는 집에서 즐기는 이른바 ‘혼술족’과 ‘홈술족’이 자연스레 늘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분위기와 고급스러운 맛을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잡게 됐다.
덕분에 ‘어른의 술’로 불리며 고급 주류로 인식돼온 위스키에 관심을 갖는 20∼30대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들 세대는 위스키를 ‘가치 있는 술’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위스키 칵테일의 대명사인 하이볼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편의점과 대형 마트에서도 가성비 좋은 위스키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그 문턱을 더욱 낮췄다.
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볼이란 칵테일은 그간 일본식 선술집에서 주로 판매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유명 고깃집을 비롯한 가까운 음식점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고기를 먹으면서 입맛을 개운하게 정리해주는 한잔’을 선호하는 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하이볼 1잔의 가격은 대략 5000원부터 시작하는데, 재료와 양에 따라 다양하다.
다양성은 하이볼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이다. 탄산수의 종류에 따라 연출할 수 있는 맛의 종류가 무궁무진하다. 개성과 다양성을 인정하는 MZ(1980∼2000년대 출생한 밀레니얼+Z) 세대의 성향과도 잘 맞아 젊은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이른바 ‘소맥’(소주+맥주)은 혼합하는 비율로만 맛을 달라할 수 있는데, 하이볼의 다양한 레시피에는 비할 바가 전혀 못된다. 새로운 음용법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게 젊은층의 반응이다. 높은 도수나 쓴맛을 선호하지 않는 이도 쉽게 마실 수 있다는 점 역시 흥행 요인으로 보인다.
실제 관련 매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에서 주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0% 증가했다. 양주(69.7%), 맥주(23.5%), 와인(23.2%), 소주(10.1%) 등 종류별로도 판매량이 증가했다. 주종별로 보면 양주가 주류 중 가장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편의점 CU의 지난해 양주 매출은 전년보다 2배 넘게 늘어 106.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GS25 역시 양주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46.2%가 상승했다. 위스키의 성장이 돋보이는 가운데, 가장 큰 요인은 주류 브랜드들이 최근 젊게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도 주효했다. 취향을 중시하는 2030 젊은 층들의 입맛에 맞춰 다양한 개성과 맛을 지닌 제품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 것. 또한 접근이 용이한 편의점에 적극 입점시키고, 소용량의 제품을 출시해 상황과 음주량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칵테일의 종류 중 하나이다. 위스키나 브랜디와 같은 증류주에 탄산수나 다른 음료를 넣고 얼음을 띄워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레몬 혹은 라임 등을 추가하여 상큼한 맛을 더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하이볼을 사용하기 좋은 위스키는 어떤 게 있을까.
◆라벨5 (LABEL 5 SCOTCH WHISKY)
입맛 까다로운 프랑스에서 스카치 위스키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유럽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어 전세계 100여개국에 판매되고 있다. 깐깐한 품질관리를 비결로 꼽는데 라벨5를 생산하는 라 마르티니케즈(La Martiniquaise) 그룹은 라벨5만을 생산하는 독립 증류소를 스코틀랜드에서 운영해 재배부터 숙성, 병입의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관리한다. 황금빛 샴페인을 연상하는 빛깔과 부드럽고 풍부한 스모키(Smoky) 아로마(Aroma)를 가졌다. 라벨5는 스코틀랜드 위스키 산지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몰트 위스키 산지인 스페이 사이드(Spey side) 지역의 몰트 원액과 하이랜드(Highland)지역 그레인 위스키(Grain Whisky)를 블렌딩(Blending)하여 생산했기 때문에 피트감이 가미된 부드러운 맛과 향이 일품이다. 섬세한 과일, 카라멜 오크, 고소한 피트 아로마를 시작으로 산도와 당도 균형을 이룬 바닐라와 같은 과일향과 스모키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잭 다니엘스 올드 넘버 세븐 (JACK DANIEL’S Old No. 7)
잭 다니엘스는 영국 출신의 미국 이민자인 잭 다니엘이 1875년 테네시 주 린치버그(Lynchburg)에 처음으로 설립한 위스키 증류소이다. 테네시에서 생산되는 잭 다니엘스의 위스키는 숙성되기 전에 대형 나무통에서 사탕 단풍나무 숯을 통해 걸러진다. 이 방법은 옥수수로 만들어진, 캔터키 지역에서 제조된 버번 위스키와는 다른 제조 방식이다. 이 때문에 스모키한 아몬드 향과 캐러멜과 바닐라 등의 복합적이고 부드러운 맛을 낸다.
잭 다니엘스는 탄산수, 콜라와 섞어 마시는 위스키로도 유명하다. 이른바 '잭콕'은 잭 다니엘스와 콜라를 섞은 칵테일이다. 간편하고 만들기도 어렵지 않다. 비율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져서 취향에 따라 즐기면 된다. 콜라와 위스키의 단맛이 조화를 이뤄 잭 다니엘스 특유의 달콤함이 한층 진해진다. 알코올이 희석되면서 목넘김도 부드러워진다.
◆벤로막 위스키 10년 (BENROMACH 10Y SINGLE MALT SCOTCH WHISKY)
고급 싱글 몰트도 하이볼에 쓸 수 있다. 벤로막 위스키는 1960대 전통 캐릭터의 스페이사이드(Speyside) 지역을 중심으로 한 싱글 몰트 위스키를 현재까지 구현해내는 증류소로 1898년부터 생산을 시작해 1993년 고든 앤 맥패일 그룹이 증류소를 인수, 재정비하면서 1998년 다시 시작되면서 세계적인 품질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벤로막은 게일어로 '숲이 무성한 산'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자연 친화적인 전통 양조방식으로 천천히 위스키를 만들고 있다. 특히 기계의 힘을 최대한 배제한 인간의 감각과 손길로 만들어내는 증류소로 유명하다. 벤로막 10년(Benromach 10Y)은 벤로막의 가장 대표적인 상품으로 퍼스트 필 버번(1st Fill Bourbon)과 셰리 캐스크(SHERRY Cask) 를 사용하였다. ‘보리, 물, 효모, 인간의 손길 ‘이라는 4가지 재료와 엄선된 1ST FILL CASK에 숙성되며 손수 모든 원액을 CASK에 채우고 전통적인 낮은 형태의 창고에서 숙성한다. 모든 공정을 직접 사람의 손을 거쳐 진행하기 때문에 특색 있는 캐릭터의 위스키 생산이 가능하다. 과일, 곡물, 오크 등의 맛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으며, 특유의 풍부한 과일향과 적절히 어우러진 스모키 한 피니시는 벤로막 위스키의 가장 큰 강점이다.
◆제임슨 (JAMESON IRISH WHISKEY)
아이리시 위스키 중 많이 볼 수 있는 브랜드이다. 달콤한 향과 대조적인 부드러운 뒷맛이 특징이다. 부드럽고 균형감 있는 맛 때문에 커피나 크림, 우유를 재료로 한 칵테일 베이스로 가장 많이 추천된다. 스위트한 향과 부드러운 피니시로 유명하며 많은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리시 위스키 특유의 부드러움을 살리고 풍미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대부분의 스카치 위스키가 2번 증류를 거쳐 제조되는 반면, 아이리시 위스키는 3차 증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가볍고 편한 자리에서 부담 없이 마시기에는 더없이 좋은 위스키이다.
◆글렌피딕 12년 (Glenfiddich 12Y SINGLE MALT SCOTCH WHISKY)
상큼한 서양 배와 은은한 오크의 풍미가 매력적인 싱글 몰트 위스키 ‘글렌피딕 12년’은 글렌피딕 위스키 브랜드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다른 싱글몰트 위스키보다 생산량이 많아 가격이 합리적이다. 글렌피딕은 게일어로 ‘사슴들의 계곡’이라는 뜻이다. 주정의 생산부터 숙성에 이르기까지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전통적인 느낌을 주는 위스키이다. 버번 캐스크 원액을 주로 사용하여 화려한 오크향이 특징이다. 싱글 몰트 위스키 특유의 강하고 쏘는 듯한 맛을 지니고 있는 위스키지만, 부드러운 느낌 또한 가지고 있어 상당히 대중적인 싱글 몰트 위스키이다. 산이나 숲이 연상되는 시원하며 복잡한 향과 맛, 그리고 은은한 피트향을 품고 있다. 대중적이라고 해서 절대 만만히 볼 수 없는 준수한 퀄리티의 위스키로, 글렌피딕의 특성을 드러내는 표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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