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오르고, 대출 금리도 따라 오르고 있다. 1위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변동 금리를 올리면서, 다른 은행들도 잇따라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를 각각 0.15%포인트(p) 올렸다.
KB국민은행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신규 코픽스(COFIX)를 지표금리로 삼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6개월주기 변동)의 우대금리를 0.15%포인트 낮췄다. 새로 관련 대출을 받거나 갱신하면 0.15%포인트 금리가 오르게 된다. 이외 현재 가입 중인 고객의 금리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2.65∼4.15% 범위인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대출기간 5년이상·아파트·신용 1등급)는 2.80∼4.30%로 상향 조정된다. 전세자금대출 신규 코픽스 변동금리(6개월주기 변동)의 우대금리도 0.15%포인트 줄어든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금리(고정금리)의 경우 2.76∼4.26%에서 아직 변화가 없다.
이날 금리 조정은 기준금리 인상과는 별도로 대출총량을 조절하기 위해 이뤄진 조치다. 시중 예·적금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향후 대출 금리는 추가로 인상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6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예·적금 수신금리도 0.15∼0.40% 포인트 높이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정기예금(거치식예금)의 금리를 상품별로 0.15∼0.40%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대표적 정기예금 상품인 'KB그린 웨이브 1.5℃ 정기예금'의 경우 기본 금리가 0.55%에서 0.95%로 0.40% 올랐다. 우대금리(0.45%p)를 모두 받는다면, 최고 1.40%의 금리가 적용된다.
1년만기 적금(적립식예금)의 금리는 오는 6일부터 0.20∼0.25%포인트 오른다. ‘KB마이핏적금’의 기본 금리는 1.10%에서 1.35%로 0.25%포인트 높아지고, 우대금리 1.60%포인트까지 더하면 최고 금리는 2.95%가 된다. 요구불예금의 금리도 0.05∼0.10%포인트 인상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예·적금 금리를 3일부터 연 0.1~0.3%포인트(p) 올렸다. 거치식예금(정기예금)은 최고 연 0.2%포인트 인상했고, 적립식예금(적금)은 최고 연 0.3%포인트 올렸다.
거치식예금 대표 상품을 보면 고단위플러스(금리확정형) 정기예금은 가입기간 6개월 이상 1년 미만의 경우 연 0.4%에서 0.6%로 기본금리가 0.2%포인트 오르고, 가입기간이 3년인 경우 연 0.75%에서 0.9%로 0.15%포인트 올랐다. 적립식예금 대표 상품인 하나원큐 적금의 경우 가입기간 1년 기본금리가 0.7%에서 1.0%로 0.3%포인트 올랐다.
정기적금은 가입기간 6개월 이상 1년 미만인 경우 연 0.45%에서 0.7%로, 가입기간이 3년인 경우 연 0.75%에서 1.0%로 기준금리가 각각 0.25%포인트 올랐다.
앞서 케이뱅크가 기준금리 인상 이틀 뒤인 지난달 28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가입 구간 전 구간에 대해 0.2%포인트 인상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1.4%다.
또 신한은행이 지난달 30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0.2~0.3%포인트 인상했고, NH농협은행은 지난 1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0.05~0.35%포인트 올렸다. 우리은행도 1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0.1~0.3%포인트 올렸다.
은행 관계자들은 예·적금 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 금리도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대출 금리 인상은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KB국민은행이 대출 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다른 은행들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내부적으로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은행관계자는 “이자 인상은 정해진 수순”이라면서 “당장은 기준 금리 인상보다는 대출 억제 정책에 따른 금리 인상 영향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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