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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대식의경영혁신] 개인 맞춤화 시대의 기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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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02 23:06:06 수정 : 2021-09-02 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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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이색적·개인적 특성 강한 소비 추구
고객 정보 바탕 최적 제품 제공 역량 갖춰야

개인 맞춤화 시대가 오고 있다. 개인의 취향이나 선호도를 반영한 맞춤형 제품이 대중화되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와 고급 승용차뿐만 아니라 냉장고·세탁기와 같은 가전제품, 화장품, 패션, 뷰티, 식품, 의약품에 이르기까지 이제 소비자들은 자신의 취향과 개성에 맞는 제품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수십년 전에 양복이나 구두를 맞추어 본 경험이 있는 독자들은 도대체 무엇이 새롭다는 것인지 의아해할 수 있다. 2021년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개인 맞춤화는 수십만, 수백만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량 맞춤화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개인 맞춤화 트렌드의 중심에는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한 밀레니얼+Z세대)가 있다. 개성을 중요시하고, 소비를 통해서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표현하려고 하는 MZ세대는 이색적이고 개인적인 특성이 강한 소비를 추구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서 환경 변화에 아주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로 인해서 주거, 환경, 건강 등의 중요성이 재인식되면서 소비의 개인화가 전 산업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기업은 개인 맞춤화 수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제조기업은 고객에게 선택할 수 있는 많은 옵션을 제공하고, 고객이 최종적으로 선정한 제품 구성에 맞추어 생산하는 주문제조(Build to order)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제품의 최종 사양 결정 권한을 고객에게 이양하는 전략으로 제품과 공정의 모듈화를 통해서 고객에게 최대한 많은 제품의 종류를 보장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2만개 이상의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 조합을 제공하는 맞춤형 냉장고를 시장에 선보이면서 밀레니얼 세대의 신혼부부를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LG전자도 생활가전제품에 145종류의 색상을 도입해 밀레니얼 세대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100가지 색상의 맞춤형 파운데이션을 제조하는 베이스 피커 로봇을 개발하고 개인의 피부에 최적화된 제품을 현장에서 제조해 공급한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은 이미 만들어진 제품 중에서 개인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추천해 주는 큐레이션 전략으로 개인화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최대한 많은 상품이나 브랜드를 확보한 상태에서 고객 취향에 최적의 제품을 추천해야 한다.

기업 가치 3조원, 연간 고객 320만명의 회사로 성장한 미국의 스티치픽스는 고객이 회원가입 시 제출한 50여 가지의 취향, 선호도 정보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하고, 전문 스타일리스트의 의견을 종합해 제품을 선정하여 고객에게 발송해 주고 있다. 재구매율이 88%에 달할 정도로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국내 패션 스타트업 에이블리는 개인화 알고리즘을 이용해 1만2000여 개 셀러들이 판매하는 제품을 고객들에게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300만명 이상의 고객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주문제조 전략과 큐레이션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고객의 컬래버레이션이 필수적이다. 개인 맞춤화는 고객이 제공하는 개인 정보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고객이 데이터를 자발적으로 공유하도록 인센티브를 설계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제품 수요를 예측하고 최적의 제품을 추천하는 내적 역량을 구축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다.


허대식 연세대 교수 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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