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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김밥만 왜?… 김밥집 잇단 집단 식중독 이유는 [뉴스+]

입력 : 2021-08-31 22:00:00 수정 : 2021-09-01 13: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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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고양 모두 살모넬라균 검출… 계란 원인 추정
업소용 계란 선별 포장 의무화 시행 아직… 위생 허점
식자재값 치솟아 질 낮은 재료 사용됐을 가능성도
재료 다양해 교차오염 소지↑ 살모넬라균 증식 속도 빨라
게티이미지뱅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김밥집 두 곳에 이어 고양에서도 김밥집 집단 식중독 사고가 이어지며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통상 습하고 더운 여름철에 식중독 위험이 커지지만, 올여름 유독 김밥으로 인한 집단 식중독 발병이 많이 발생한 이유는 뭘까.

 

◆오염된 계란 껍데기 ‘살모넬라균’ 교차오염 유발

 

최근 잇달아 발생한 김밥집 집단 식중독의 주된 원인은 오염된 계란으로 추정되고 있다. 계란 껍데기에 묻은 닭의 분변 등에 있던 세균이 조리도구와 다른 식재료로 옮겨가 식중독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최근 분당과 고양 김밥집 집단 식중독 사고의 원인은 살모넬라균에 의한 교차 오염으로 추정된다.

 

식약처는 34명의 피해자가 나온 고양시 김밥집 식중독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합동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일부 환자의 가검물에서 살모넬라균과 장병원성대장균이 검출됐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분당구 집단 식중독 환자들의 가검물과 도마 등에서 채취한 검체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살모넬라균은 발열과 설사 등 급성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식중독균으로 닭의 분변에 오염된 계란에서 흔히 검출된다. 사람 체온과 유사한 온도에서 가장 잘 번식해 여름철 계란이 포함된 조리 식품에서 특히 많이 검출된다. 따라서 김밥처럼 계란 지단 등 여러 속 재료를 미리 준비해두고 사용하는 식품의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2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계란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높아진 식자재 값 위생마저 위협했나

 

최근 식자재값이 급등하며 계란 등의 품질이나 위생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김해영 경희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는 “섣불리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최근 계란이 ‘금계란’으로 불리는 등 식자재값이 오르며 위생 기준에 다소 못 미치는 식자재들이 이용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며 “특히 살모넬라균은 오염된 계란으로부터 가장 많이 발견되고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이 연이어 발생한 이상 소비자들은 계속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위생적이고 깨끗한 계란을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척 및 선별 포장 의무화를 시행 중인 가정용 계란과 달리 업소용 계란은 아직 선별 포장 의무화가 시행되지 않아 위생관리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식약처는 지난 2월 ‘축산물 위생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업소용 계란에도 선별 포장 의무화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는 업소용으로 유통되는 계란의 경우 선별 포장이 의무가 아니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 관계자는 “가정용으로 유통되는 계란의 경우 한 알 한 알 세척하고 선별 포장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어있지만 업소용은 과거 개별 세척 및 선별 포장된 계란을 사용하는 것이 의무가 아니었다”라며 “이제 제도 개선이 이뤄져 내년부터는 업소용 계란 역시 선별 포장이 의무화되고 위생적으로 관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재료 다양해 교차오염 가능성↑… 조리도구 구분해 써야”

 

김밥처럼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식품의 경우 하나의 조리도구를 교체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면 교차 오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재료와 도마, 칼 등 조리도구 사이에 교차오염이 되면 식중독 위험이 커진다”며 “식재료마다 조리도구를 구분해 쓰지 않으면 교차오염이 일어나므로 김밥처럼 여러 가지 많은 재료를 한 음식에 넣는 경우 특히 조리도구를 반드시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교차오염을 막기 위해 재료마다 조리도구를 구분하고 자주 교체하며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정민 상계백병원 소화기병센터 교수는 “조리도구를 재료별로 구분하고 흐르는 물에 세척해 사용하는 게 식중독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또 식재료를 남기지 않을 만큼만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해영 교수도 “살모넬라균은 증식 속도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계란과 다른 여러 재료가 한꺼번에 다뤄지는 김밥과 같은 식품은 오염원이 늘어 증식 속도도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며 “균이 번식하지 않는 온도를 잘 지키고 준비한 재료는 바로 소진하며 조리도구를 구별해 교차오염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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