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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정국 내분 봉합용? 文 의중 반영?… 숨고른 與 속내는

입력 : 2021-08-31 18:40:25 수정 : 2021-08-31 18: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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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법 처리 연기 배경

여야 이달부터 본격 경선 일정
처리 밀어붙이던 與 ‘숨고르기’
강경파 목소리 약화 가능성도
文대통령 첫 입장 표명도 작용

野 “지지층 반발 속 출구전략”
일각 “일방처리 시간만 연장”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오른쪽)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위한 협의체 구성, 9월 27일 본회의 상정 등의 합의문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31일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둘러싼 이틀간의 줄다리기 협상 끝에 가까스로 파국을 면했다. 양측이 8인 협의체를 꾸려 9월 26일까지 추가 논의를 벌이기로 하면서 일단 한 달여간의 시간을 번 셈이다. 개정안에 대한 이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협의에 들어가더라도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번 합의가 여권의 퇴로 찾기 또는 갈등 봉합 성격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양당 모두 9월부터 대선후보 경선 일정에 들어가며 대선정국이 본격화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언론중재법을 둘러싼 민주당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한층 약화할 가능성도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두 차례 회동을 거쳐 이 같은 합의안을 마련했다. 전날 네 차례 회동을 포함한 여섯 차례 만남에서 가까스로 접점을 찾은 것이다. 강행 처리를 밀어붙이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갑작스러운 숨고르기를 놓고 일각에선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에 대한 청와대의 우려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여야 합의안이 발표되자마자 “여야가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추가 검토를 위해 숙성의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첫 입장 표명이 나온 점 역시 이번 사안에 대한 청와대의 기류를 반영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는 그간 “국회가 논의할 사안”이라며 언론중재법과 관련한 거리두기를 해왔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번 합의가 민주당 지도부의 출구전략 찾기 성격이란 자체 평가를 내리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관련 기류가 어제(30일) 오전부터 변화가 있었다. 강온이 엇갈린다는 얘기가 나오고 원내대표 협상 과정에서 그런 뉘앙스가 느껴졌다”면서 “야당과 협의체를 구성해서 명분도 찾고 강성지지층의 반발 속에서 출구전략도 찾는 것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특히 9월 초부터 본격 시작되는 민주당 지역 순회 경선 투표 일정과 협의체 위원 추천에 걸리는 물리적 시간, 다가오는 추석 연휴와 국감 일정 등 빡빡한 일정을 고려했을 때 언론중재법 처리를 위한 드라이브의 강도가 한층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과 청와대로서는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언론중재법 통과가 부담이 된다. 그렇다면 오늘 하는 게 한 달 뒤에 하는 것보다 나은 것인데, 왜 미뤘겠느냐”며 “민주당도 결국 언론중재법 처리가 유야무야되는 것을 바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에 할당된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을 박병석 국회의장이 상정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다만 민주당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당 주도로 입법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내에서) 언론중재법뿐만 아니라 유튜브 (규제법) 등 과방위에 계류된 법안들도 함께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있었다”면서 언론중재법 처리는 내용의 문제가 아닌 속도의 문제라는 당 지도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여야가 향후 협의 과정에서 언론중재법의 대표적 독소조항이자 최대 쟁점인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여부에 대한 이견을 좁힐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야권 일각에선 결국 민주당의 일방적 강행 처리까지 시간만 연장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정의당은 여야가 협의체를 꾸려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논의하기로 한 것에 대해 “양당만으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법안을 결론 내기로 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혜진, 이창훈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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