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영아 성폭행’ 사위 향한 장모의 분노 “그놈은 악마…발가벗고 아기 옆에”

아기 살해 전 성폭행 정황… 사망하자 친모와 아이스박스 유기
딸·손녀 안부 묻는 장모에겐 ‘성관계하고 싶다’는 메시지 보내기도

생후 20개월 된 여아를 학대·살해한 혐의를 받는 양모(29)씨가 지난달 14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전지법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생후 20개월 아기가 계부로부터 성폭행당한 후 사망한 사건 관련해 아기의 외할머니가 “그놈은 악마보다 더한 악마였다”고 분노했다.

손녀를 잃은 외할머니 A씨는 31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가해자인 계부 양모(29)씨에 대해 “언제는 내가 잠깐 시장 다녀온 사이 아기 옆에서 발가벗고 있더라”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느낌이 조금 싸해서 ‘대낮에 뭐하는 거냐’고 했더니 (양씨가)‘알지도 못하고 제대로 보지도 못했으면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 소리 질렀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딸 정모(25)씨와 양씨는 2019년 만나 연애를 하다가 아이가 생겼다. 이후 양씨는 중고 거래 사기로 수감됐고, 정씨는 미혼모센터에서 아기를 낳았다. 양씨 출소 이후 올해 1월부터 두 사람은 A씨의 집에서 살기 시작했다.

A씨는 “우리 딸이 다른 엄마들과는 조금 다르다. 아기 케어(돌봄)를 못하고 아기를 어떻게 할 줄 모른다”면서 “지적인 부분이 다른 사람보다 떨어져 말을 잘 맞춰서 할 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아기 아빠(양씨)도 제 아들이라 생각하고 집에 들였다”며 “그런데 내가 없을 때 밤마다 (딸을) 때리고 나한테 얘기하지 못하도록 협박했다고 한다”고 했다.

A씨는 “가슴이 찢어지고 피눈물이 나서 살 수가 없다. 지금도 애가 살아있는 것 같다”며 “(양씨가) 아기가 지칠 때까지 이불을 몇 개 뒤집어씌우고 때리고 울다 지쳐서 자면 그만 때리고 그랬다고 한다”고 딸 정씨의 증언을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딸부터 때리다가 아기가 소리 지르고 놀라고 울고 발발 떠니까 어느 순간부터 아기도 같이 때렸다고 한다”며 “심지어 엄마와 아기의 무릎을 꿇려놓고 같이 번갈아가면서 유사 성행위를 시켰다고 한다”고 했다.

20개월 영아 강간·살해 혐의를 받는 20대 계부 양모(29)씨가 장모와 나눈 문자. 대한아동방지협회 제공

A씨는 딸과 손녀의 안부를 걱정하던 자신에게 양씨가 ‘성관계하고 싶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언론에 이를 공개하기도 했다. A씨는 해당 메시지에 대해 “갑자기 나보고 (집에) 혼자 오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당시 집에 가지 않았고, 이후 7월에 숨진 손녀가 있는 아이스박스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양씨는 지난 6월15일 새벽 술에 취한 채 주거지에서 아이를 이불로 덮은 뒤 주먹으로 수십 차례 때리고 발로 수십 차례 짓밟는 등 1시간가량 폭행해 숨지게 했다. 이어 숨진 아이의 친모인 정씨와 함께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담아 집 안 화장실에 숨겨뒀다. 아이 사망 사실은 두 사람의 은폐로 20일이 넘도록 알려지지 않다가 A씨가 지난달 9일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검찰은 양씨가 아이를 살해하기 전 강간하거나 강제 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아를 상대로 인면수심 범행을 저지르고도 장모인 A씨에게 ‘성관계’를 언급한 메시지를 보낸 것은 성 충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정황으로도 해석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피고인에게 성 충동 약물치료 명령을 내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한편 살해된 아기는 유전자(DNA) 조사 결과 양씨의 친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경찰 수사에 따르면 양씨는 스스로를 피해 아이의 친부로 알고 있었다. 친모 정씨는 양씨로부터 폭행과 협박에 시달리면서 극도의 공포감과 심리적 지배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은나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