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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배 불린 ‘빚투’… 상반기 이자수익 작년의 2.3배

입력 : 2021-08-29 19:46:58 수정 : 2021-08-29 19:4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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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신용 13조·코스닥 11조
2019년 말 비해 각각 44·87%↑
금리도 시중銀보다 훨씬 높아

신용융자 금리 인상여부 검토
‘빚투’ 개미 이자부담 커질 듯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해 5월 이후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리면서 0.75%가 됐다. 여전히 1% 미만의 저금리 상태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한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해왔던 초저금리 기조가 바뀌기 시작했단 얘기다. 초저금리 기조 속에 활발했던 증시의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영향을 받을지 관심을 모은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융자거래 잔고는 13조3663억원, 코스닥시장의 잔고는 11조911억원이다. 이는 2019년 말 대비 각각 43.53%(9조3118억원), 87.11%(5조9275억원) 늘어난 규모다.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4조686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1조5425억원 등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다 다소 줄어들긴 했어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신용융자거래가 코로나19 이후 대폭 늘어난 것은 기준금리 인하로 풍부해진 유동성 등에 힘입어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에 대거 참여한 결과다.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 열풍으로 증권사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이자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8개 국내 증권사가 올해 상반기 개인의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얻은 이자수익은 총 85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640억원의 2.34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증권사의 이자수익은 빚투가 늘어난 요인 외에도 시중 은행 대비 높은 금리 때문에 가능했다. 신용거래에 따른 금리는 증권사마다, 기간마다 다르다. 융자 기간이 7일 이내라면 증권사별로 가장 낮은 3.9∼7.5%가 적용되지만, 180일을 초과하면 가장 높은 5.8∼9.9%가 된다.

기준금리가 1%도 안 되는 ‘저금리 시대’에 지나치게 높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고객들은 초단기 거래가 대부분”이라며 “실제 6개월 이상 빌리는 고객은 거의 없을 것”라고 말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증권사들도 신용융자 거래의 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대다수의 증권사들은 시중금리를 기본 금리로 삼고 여기에 회사별 가산 금리를 더해 신용융자 금리를 책정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용융자 금리도 인상시킬 요인이 생기긴 했지만, 아직은 곧바로 신용융자 금리에 반영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융자 금리가 자주 바뀌면 고객이 불편해하기 때문에 시중금리가 크게 변동하지 않는 한 신용융자 금리에 거의 손을 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한 번의 기준금리 인상이 빚투에 끼칠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0.25%포인트 인상 수준으로는 빚투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증권사 대출 금리가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고 여전히 투자 기대 심리가 높기 때문이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연내에 추가 인상될 가능성도 매우 높기 때문에 신용융자 금리도 결국은 따라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점진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며, 빚투 열풍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신용융자 금리도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이뿐 아니라 은행권에서도 신용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있어 개인들이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은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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