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보여준 가장 큰 미덕은 역시 꾸준함이다. 압도적인 구위는 아니지만,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구위가 좋지 않은 날도 최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해준 것이 그의 가치를 높였다.
이는 수치로 증명된다. 류현진은 2013년 22회(30경기), 2014년 19회(26경기), 2018년 9회(15경기), 2019년 22회(29경기), 2020년 7회(12경기) 등 퀄리티스타트 비율이 낮게는 58%, 높게는 76%에 달했다. 2019년에는 11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류현진이 잦은 부상 경력에도 2019년 12월 토론토와 4년간 연봉 총액 8000만달러의 거액에 계약할 수 있었던 데에도 이런 꾸준함이 발판이 됐다.
하지만 올 시즌 류현진의 장점이었던 꾸준함이 사라지고 있다. 류현진이 18일 만에 또 대량실점으로 무너진 것이다. 류현진은 27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치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3.2이닝 동안 홈런 3방 등 안타 7개를 맞고 7실점 했다. 류현진은 1-7로 뒤진 4회 2사 1루에서 트렌트 손튼으로 교체됐고 팀이 7-10으로 패하며 시즌 7패(12승)째를 떠안았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ERA)은 3.54에서 3.88로 껑충 뛰었다.
류현진이 7점을 준 건 이달 9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3.2이닝 7실점 이래 올해 두 번째다. 지난 6월 11일 시카고 원정 경기에서 6이닝 동안 홈런 1개 등 안타 5개를 맞고 3실점 해 패전 투수가 된 것을 포함해 올해에만 화이트삭스에 2승을 헌납했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홈런 3개를 허용한 것도 지난해 9월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 이래 353일만 이자 빅리그 통산 8번째다.
류현진은 무려 8명을 우타자로 내세운 화이트삭스 타선에 빠른 볼,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커터), 커브 4가지 구종으로 맞섰다. 그러나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질주하는 화이트삭스 타선은 매서웠다. 류현진의 대표 구종 4개를 기다렸다는 듯 돌아가며 장타로 연결해 초반에 승패를 갈랐다.
1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류현진은 2회 2사 뒤 세사르 에르난데스에게 초구 낮게 떨어지는 커브를 던졌다가 좌월 솔로포로 첫 번째 홈런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3회에도 투 아웃을 먼저 잡은 뒤 1번 타자 팀 앤더슨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뒤 2번 루이스 로베르트에게 풀 카운트에서 커터를 던졌다가 좌월 2점 홈런을 맞았다. 곧바로 호세 아브레우에게도 체인지업을 통타당해 연속 타자 홈런을 내줬다.
4회에는 선두 타자 앤드루 본에게 볼넷, 에르난데스에게 우전 안타를 거푸 내주며 1사 2, 3루로 몰린 류현진은 레우리 가르시아에게 빠른 볼을 던졌다가 2타점 좌익수 왼쪽 2루타를 허용했고, 세비 자발라를 삼진으로 요리한 뒤에도 앤더슨에게 다시 좌전 안타를 맞아 7점째를 주고 마운드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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