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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맥 끊긴 휠체어양궁… 이번엔 큰 언니들이 캔다

입력 : 2021-08-26 20:14:53 수정 : 2021-08-27 01: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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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모두 50대 이상… 경험 풍부
리우 부진 딛고 자존심 회복 별러
2020 도쿄패럴림픽에 나서는 한국 선수 중 최고령인 김옥금(오른쪽 두번째)을 비롯한 한국 휠체어양궁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5월 경기도 이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에서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궁은 한국 올림픽 역사에서 자부심과 같은 종목이다. 1988년 이후 여자 단체전을 9연패한 것을 포함해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세계 무대를 휩쓸어왔다. 최근 끝난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남녀 단체전과 여자 개인전, 신설된 혼성 단체전 등 5개 종목에서 무려 4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그렇다면, 패럴림픽에서 한국 양궁은 어떨까. 역시 자부심을 지켜나가는 데에는 부족하지 않은 활약을 해왔다. 1972년 하이델베르크 패럴림픽에서 올림픽보다 먼저 금메달을 따냈고, 1988년 서울대회부터는 1~2개 이상의 금메달을 꾸준히 수확했다. 그러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서 은1, 동2로 금맥이 끊겼다. 참가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패럴림픽이지만 종목이 양궁이기에 아쉬움이 남았고, 그랬기에 도쿄대회에서 자부심 회복을 꿈꿨다.

이런 한국 휠체어양궁 대표팀이 27일부터 시작되는 2020 도쿄패럴림픽 경기에 나선다. 그런데, 금맥을 다시 잇는 목표를 안고 나서는 선수단 중 여자 선수들의 면면이 흥미롭다. 네명 모두 50대 이상의 ‘큰 언니’들이기 때문이다.

이중 맏언니는 김옥금으로 올해 나이가 61세다. 물론 나이만큼 풍부한 경험과 이를 통한 성과도 얻어낸 선수다. 2016년 리우 대회 혼성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당시 대회 한국 양궁선수단 최고 성적을 냈고, 3년 전 자카르타 아시안 게임에서도 또 은메달을 따냈다.

김란숙(54)과 조장문(55)도 50대를 넘긴 선수지만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김란숙은 2008 베이징패럴림픽에서 단체전 은메달, 2012 런던패럴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땄다. 조장문도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실력파다. 여기에 여자 컴파운드에서도 역시 50대인 최나미(55)가 나선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남녀 개인전과 혼성 단체전만 출전하기에 어깨도 무겁다.

네 선수 모두 40대를 넘어 취미로 양궁을 시작했지만 어느덧 세계 정상을 노크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이제는 한국 양궁의 자부심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도 가슴속에 담겨 있다.

여기에 남자부의 구동섭(40)이 김옥금과 호흡을 맞춰 혼성 단체전에 나서고 막내 김민수(22)도 개인전에 나서 메달에 도전한다. 경기가 펼쳐지는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은 예상치 못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어려운 곳이다. 하지만, 지난 올림픽에서 한국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를 석권했다. 패럴림픽에 나서는 언니들도 바닷바람을 뚫고 세계를 놀라게 할지 지켜볼 일이다.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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