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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 입고 가발 써 수상해 신고” 화장실 가지 않으려 참는 트렌스젠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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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24 11:08:01 수정 : 2021-08-24 11: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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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치마를 입고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는데 남자 같더라”

 

지난 22일 SBS는 경기 고양시의 한 상가 여자화장실을 이용하려던 30대 남성 A씨가 검거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치마를 입고 있었고 가발을 쓴 채 여자화장실에 출입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시민이 경찰에 신고해 붙잡혔다.

 

혹시 모를 성범죄를 의심한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와 해당 화장실을 점검했으나 특별한 혐의점은 없었다. 

 

평소 여성 복장을 하고 다닌다는 A씨는 사람들의 눈초리 때문에 “여성 차림으로 남자화장실을 이용할 수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성 소수자 차별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는 차별금지법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성 소수자의 범주에 있는 트렌스젠더에 대한 인식도 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누구나 언제든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화장실에 대한 불편을 겪는다는 트렌스젠더들의 ‘불편한 현실’을 인권의 문제로 보기 시작했다.

 

지난 2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에는 트랜스젠더 589명 중 241명(40.9%)이 ‘부당한 대우를 받을까 봐 자신의 성별 정체성과 다른 성별의 시설을 이용했다’고 응답했다.

 

이 중 231명은 ‘화장실 이용을 피하기 위해 음료를 마시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212명은 ‘부당한 대우를 받을까 봐 화장실 이용을 포기했다’고 언급했다. 72명은 화장실 이용은 제지당한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과연 누구나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모두를 위한 화장실’은 없을까?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성 중립 화장실’이다. 성공회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 5월 올해 안에 대학 내 ‘성별·나이·장애·성 정체성’ 등과 상관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모두의 화장실’ 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대위는 “(성 소수자가) 공중화장실 이용 중 경찰 신고를 당해서 체포된 사례도 여럿 존재한다”며 “모두의 화장실은 특수한 시설이 아니다. 더 많은 이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라고 일갈했다.

 

일각에서는 ‘성 중립 화장실’은 비단 성 소수자만이 아닌 다양한 상황에 놓인 이들을 위한 대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장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보호자가 필요한 장애인이나 성별이 다른 자녀와 동행하는 부모 등을 위한 누구나 사용이 가능한 화장실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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