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분노 “저산소증으로 태어난 아이, 저산소증으로 죽었다”
인천의 한 장애인 복지 시설(센터)에서 식사하다 쓰러진 후 사망한 20대 장애인의 유족이 당시 사건 정황이 담긴 폐쇄회로(CC) TV 영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유족 측은 복지 시설 종사자가 아들이 싫어하는 음식을 강제로 먹이려다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24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이달 6일 연수구 한 장애인 복지 센터에서 점심식사를 하다 숨진 20대 남성 입소자 A씨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
자폐성 장애 1급인 A씨는 지난 6일 오전 11시45분쯤 점심 도중 쓰러졌고,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엿새간 치료를 받았지만 12일 끝내 숨졌다.
SBS 뉴스는 23일 A씨 유족의 동의를 받아 센터 CCTV 영상과 병원 기록 등을 공개했다.
사건 당시 A씨의 주변에는 식사를 돕는 종사자 2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이 함께 있었다.
CCTV 영상에서 한 직원은 김밥과 떡볶이가 놓인 식탁 앞에 A씨를 데려와 앉혔다.
A씨는 김밥과 떡볶이를 보고는 기겁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뺨을 때리며 옆방으로 피했다.
그러자 다른 직원이 A씨를 붙잡아 와서 다시 식탁 앞에 앉혔고 김밥을 억지로 입안에 쑤셔 넣었다.
이후 A씨가 김밥을 뱉어내며 자리에서 벗어나려 하자, 힘으로 제압해 떡볶이까지 먹였다.
A씨는 직원들의 손에서 벗어나 옆방으로 도망쳤고, 소파에 앉는가 싶더니 갑자기 힘없이 고꾸라졌다.
그의 유족은 시설 종사자가 A씨에게 음식을 억지로 먹이다 질식해 숨진 것이라고 주장하며 의료기록을 공개했다.
의료기록에는 A씨의 기도에서 4~5㎝ 정도 길이의 떡과 김밥 등 음식물이 나왔다고 적혀 있었다.
특히 A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김밥을 기겁할 정도로 싫어하니, 절대 먹이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며 분노했다.
A씨 아버지는 사고 직후 시설의 대응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의사가 아들의) 심장이 멎어서 뇌에 산소 공급이 안 된 게 30분은 족히 넘었다며 뇌 CT를 보여줬다”면서 “(뇌가 부어서 주름이 없고) 그냥 하나의 달걀흰자 같았다. 그걸 보고 절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산소증으로 태어나 (장애를 갖고 살았는데) 어떻게 저산소증으로 죽냐”면서 “부모가 지켜주지 못했다. 우리는 다 죄인이다. 아이가 일어나지도 못하고 붙들려 있는 모습이 자다가도 생각이 나서 너무 화가 난다”며 오열했다.
복지 시설 측은 A씨가 싫어하는 음식(김밥)을 억지로 먹인 이유에 대해 “착오가 있었다. 유족께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설 내부 CCTV 자료 등을 토대로 시설 측 과실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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