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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쿠팡 화재 날 먹방’ 논란에… “소름” “지사 자격 없다” 野주자들 맹공

입력 : 2021-08-20 10:40:00 수정 : 2021-08-20 10:35:23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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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재 즉시 현장에 도지사 있어야 한다는 비판은 과도·억측”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이재명 경기지사. 황교익TV 캡처

지난 6월 경기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당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와 ‘떡볶이 먹방(먹는 방송)’ 녹화를 진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야권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사퇴하라”며 맹공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희숙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천 쿠팡 화재 사건 날, 이 지사가 황씨와 마산에서 떡볶이 먹방 유튜브를 찍은 것이 알려졌다”며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도민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을 때 떡볶이를 먹으며 키득거리는 장면이 소름 끼친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 지사가) 떡볶이와 디저트 단팥죽까지 자리를 옮겨가면서 찍은 자기자랑쇼 먹방은 오후 장면으로 시작해 오후 8시 30분쯤 야구경기 장면이 화면에 스친다”며 “이 지사는 화재 발생 20시간 후 이천 현장에 도착해 일정을 취소하고 바로 현장으로 왔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이 지사는 세월호 사건 때 직접 박근혜 대통령을 고발했다”며 “(이 지사는) 국민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을 때, 전 국민이 참혹한 장면을 지켜보며 애태우고 있을 때 구조책임자 박 대통령은 대체 어디서 뭘 했냐며 일갈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17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소방당국이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뉴스1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물류센터 대형 화제, 소방관의 고립, 그 무엇보다 이재명 후보에게는 황교익 TV가 중요하다”며 “이재명 후보는 하고 싶은 대로 한다. 국민의 안전 문제가 생겨도, 소방관이 위험해도 유튜브가 하고 싶으면 한다”고 비꼬았다.

 

이어 “이 후보가 도민에 대한 책임을 운운하는 것이 매우 가증스럽다. 지사찬스 남용 때문에 자진사퇴하는 것이 아닌, 경기도민이 해고를 시켜야 할 상황”이라며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해당 사태에 대해 진솔한 사과를 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지사는 ‘기본인격’이 문제라는 지적을 제가 여러 번 했지만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하 의원은 이어 “이름 없는 소방관들이 그렇게 목숨을 걸고 구조활동을 벌일 때 경기도 최고 책임자인 이재명 지사는 무얼 하고 있었나”면서 “관련 의혹에 대한 진실을 빠짐없이 밝히고 쿠팡 화재 희생자 가족들과 소방공무원들에게 공개 사과하기 바란다”고 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의원 측 이기인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화재 발생 당일 오전, 순직한 소방관의 고립 사실을 보고받았음에도 이 지사는 김경수 지사와의 미팅 이후 황교익 칼럼니스트가 운영하는 ‘황교익 TV’의 출연을 위해 마산으로 향했다고 한다”며 “고립된 소방관의 사투 소식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 출연을 하고 있었다면 1400만 경기도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질 도지사의 책무를 버린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지난 6월17일 오전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상생협약 진행 등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경남 창원을 방문했다. 기호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같은 날 오후부터 저녁까지 창원시 마산합포구 일대 거리와 음식점 등에서 황씨와 ‘먹방’을 촬영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6월20일 쿠팡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경기 광주소방서 김동식 구조대장(52·소방령)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당 영상물이 촬영된 날에는 새벽부터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소방당국이 긴급 진화 작업 중이었다. 오전 11시30분쯤에는 김동식 소방구조대장이 고립됐다가 이틀 후 화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지사는 다음날 새벽 1시30분쯤 화재 현장에 도착했다.

 

이 지사 캠프 김남준 대변인은 해당 영상이 이천 물류센터 화재 당일 찍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당일 화재 진화 상황에 대해 이 지사가 실시간으로 보고받으면서 관련 지시를 했다”고 해명했다.

 

경기도는 “이천 쿠팡 화재 당시 이 지사는 남은 경남 방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복귀했다”고 해명했다. 도는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고 억측”이라며 “애끊는 화재사고를 정치 공격의 소재로 삼는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황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황교익TV’에는 이 지사가 출연한 영상은 지난달 11일과 15일 두 차례로 나뉘어 올라왔다. ‘떡볶이 먹방’이 담긴 11일 영상은 분식집에서 촬영됐고, 15일 영상에서는 황씨가 이 지사가 장소를 옮겨 단팥죽을 먹었다.

 

여권 경쟁 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이 지사는 이천 쿠팡 당일 행보에 대해 성실하게 소명하시라”고 촉구했다.

 

배 대변인은 전날 밤 논평을 내고 “보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사건 당일인 지난 6월17일 오후부터 저녁까지 창원 마산합포구 창동 일대 거리와 음식점 등에서 황씨와 유튜브 채널용 방송 녹화를 진행했다”며 “경기도 재난재해 총책임자인 이 지사가 화재 사건 당일 황 씨와 유튜브 촬영을 강행했다는 언론 보도에 국민이 경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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