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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규 전 중수부장, ‘논두렁 시계 의혹’ 정정보도 2심서 승소

입력 : 2021-08-20 08:44:40 수정 : 2021-08-20 08: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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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패소 뒤 반전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연합뉴스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자신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언론 유출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손해배상 소송의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1심은 언론사의 보도를 허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지만, 항소심은 이 전 부장이 언론에 해당 정보를 흘렸다는 증거가 없다며 다르게 판단했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8부(장석조 김길량 김용민 부장판사)는 이 전 부장이 노컷뉴스 운영사 CBSi와 A 논설위원, B 기자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을 깨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노컷뉴스에 정정보도를 게재하고 향후 기사 데이터베이스에 보관해 검색되도록 하라”며 “CBSi와 A 위원이 공동으로 3000만원, CBSi와 B 기자가 공동으로 1000만원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했다.

 

앞서 노컷뉴스는 2018년 6월 ‘이인규 미국 주거지 확인됐다, 소환 불가피’라는 기사와 ‘이인규는 돌아와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논평을 게재했다.

 

이 논평은 ‘노 전 대통령이 고가의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내용을 언론에 흘린 것이 검찰이었다고 언급하면서 “이인규 씨는 노 전 대통령에게 타격을 주기 위한 국정원의 기획이었다며 사실을 시인했다”고 썼다.

 

이에 이 전 부장은 2018년 9월 “시계 수수 의혹을 언론에 흘리지 않았고 국정원이 흘리는 데 개입하지도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공판 과정에서 이 전 부장은 “보도는 국정원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시계 수수 의혹을 언론에 흘리는데 원고(이 전 부장)가 개입했음을 암시하는데 이는 진실이 아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가 2009년 4월 21일 국정원 간부를 만났고, 국정원 간부는 ‘시계 수수 의혹을 공개해 (노 전 대통령에게) 도덕적 타격을 주는 것이 좋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원고를 사건 관여자로 표현한 보도가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기자)는 보도에서 언론에 정보를 흘린 주체를 국정원으로 적시했다”며 “원고가 의혹을 언론에 직접 흘렸다거나 국정원이 의혹을 흘리는데 협력했다는 의미로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보도한 사실의 존재를 수긍할 만한 자료를 제시했다고 보기 어려워 허위사실이라고 봐야 한다”며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검찰이 국정원 요청에 따라 시계 수수 의혹에 관한 정보를 언론에 흘렸다는 사실을 시인했다는 부분은 대검 중수부장이었던 원고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내용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면서 “원고가 국정원 간부로부터 시계 수수 의혹을 언론에 흘리는 방식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은 사실이 인정될 뿐, 실제 원고가 언론에 정보를 흘리는 데 관여했음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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