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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대식의경영혁신] 동남아시아와 K­스타트업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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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19 23:05:46 수정 : 2021-08-19 23: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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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동남아’ 디지털 경제시장 급격 성장
韓기업들 진입 적기… 철저한 현지화 관건

동남아시아가 디지털 테크 스타트업의 산실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동남아시아에 속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은 승차 공유 및 배달 업체인 그랩(Grab), 오토바이 호출 플랫폼 회사인 고젝(Gojek),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인 라자다(Lazada)등 모두 12개이다.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그랩의 기업가치는 400억달러로 평가받고 있으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최대 이머커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 씨(Sea)는 뉴욕증시에 상장돼 현재 시가총액이 1270억달러에 이른다.

동남아시아가 갑자기 실리콘밸리가 된 것일까. 동남아시아의 디지털 경제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세안 10개국은 총 6억6000만명, 평균 연령은 30세 미만으로 규모가 크고 젊은 시장이다. 인구의 90%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스마트폰과 모바일 기기로 인터넷을 처음 경험한 세대가 대부분이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 4개국이 페이스북 사용자 글로벌 상위 10위에 있다는 점은 모바일 인터넷이 젊은 세대에 깊숙이 확산했음을 말해준다.

이런 시장환경이 디지털 ‘슈퍼 앱’ 서비스의 출현을 가능하게 한다. 그랩은 창업 당시 우버와 유사한 승차 공유 서비스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식품 및 식료품 배달, 디지털 결제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또한 인도네시아를 기반으로 한 고젝은 오토바이 호출 플랫폼에서 시작해 현재는 디지털 결제, 음식 배달, 택시, 마사지, 매니큐어 등을 제공하는 슈퍼 앱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진취적인 청년 창업가들도 동남아시아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마미코스는 원룸과 사용자를 연결하는 부동산 플랫폼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점유율 1위 서비스로서 하루 3만건 이상의 매물과 월 사용자 수 200만명을 기록하고 있는 성공적인 기업이다. 스윙비는 중소기업 전용 인사관리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창업 4년 만에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 1만여 개 회사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베트남의 중고 오토바이 온라인 거래 플랫폼 오케이세는 1년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월간 1만2000대 이상의 매물을 기록하고 있다.

마미코스, 스윙비, 오케이세의 성공요인은 창업가의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서비스의 철저한 현지화에 있다. 비즈니스 모델은 혁신적이거나 새롭지 않더라도 현지 고객이 가지고 있는 불편함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런 현지에 맞춤화된 솔루션을 제공했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오케이세의 창업자는 앱을 론칭하기 전에 베트남 상인들의 고민을 경청하기 위해 1년간 3000개의 중고 오토바이 가게를 직접 방문했다고 한다. 또한 창업자들은 동남아에서 수년간 살면서 현지 문화에 몰입하고 학습한 경험이 있었기에 서비스 현지화가 가능했다. 한국의 스타트업을 옮겨 온 것이 아니라 동남아시아 현지 시장에 적합한 스타트업을 창업한 것이다.

아이디어랩(IdeaLab)의 설립자 빌 그로스는 스타트업 성공의 다섯 가지 요건으로 아이디어, 팀, 비즈니스 모델, 자금, 타이밍을 제안하고, 특히 시장진입의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급격하게 성장하는 동남아시아의 디지털 서비스 시장에 한국 스타트업이 진입할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허대식 연세대 교수, 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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