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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 오른 바르사… 축구계도 ‘코로나 직격탄’

입력 : 2021-08-17 19:23:54 수정 : 2021-08-17 19: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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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료 돈잔치 옛말 ‘긴축 경영’

라포르타 회장 재정위기 털어놔
“구단 부채만 13억5000만유로
선수단 임금, 수입 초과할 지경”
연봉 삭감 수용 메시 ‘눈물의 결별’
주안 라포르타 FC바르셀로나 회장이 17일 홈구장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노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팀의 재정위기에 대해 밝히고 있다. 바르셀로나=로이터연합뉴스

초대형 기업의 위기는 한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것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건 중 하나다. 경제 위기가 닥칠 때마다 영원할 것 같던 기업이 사라지고 이를 신호탄으로 커다란 변화가 세계를 찾아오곤 했다.

코로나19의 직격타를 맞은 축구계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 중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세계 최고 축구단으로 꼽히는 FC바르셀로나가 재정 위기에 빠졌다. 주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이 17일 홈구장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노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3월21일 현재 구단의 부채만 13억5000만유로(약 1조8543억원)에 이른다”고 털어놓을 만큼 심각하다.

바르셀로나의 재정적 어려움은 지난달부터 이어진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34)의 이적 과정에서 이미 드러난 바 있다. 바르셀로나는 구단 총 수익 대비 일정 비율만을 선수단 연봉으로 지출할 수 있는 일종의 ‘샐러리캡’인 연봉 상한선 규정에 막혀 메시와 재계약을 할 수 없었다. 메시가 무려 50%의 연봉 삭감을 받아들였음에도 규정을 맞추지 못했고, 끝내 그는 눈물의 이별 기자회견 뒤 프랑스 리그앙의 파리 생제르맹으로 떠났다.

앙투안 그리에즈만, 우스만 뎀벨레, 쿠티뉴 등을 1200만유로(약 157억원) 이상의 거액 이적료로 사 오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등 주제프 바르토메우 전 회장 시절 이어진 방만한 경영이 재정 위기의 근본 원인이다. 다만, 바르셀로나가 매 시즌 천문학적 수익을 올리는 팀이라 이런 지출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상황을 바꿨다. 세계에서 가장 큰 축구 전용구장의 9만9354석 좌석을 텅텅 비운 채 1년 넘게 경기를 치른 가운데 고정비용인 선수단 연봉은 계속 지출되고 있었던 탓이다. 무관중 경기가 장기간 계속되며 연간 회원권 등에서 발생하는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졌다. 결국, 수익이 급전직하하며 팀의 상징인 메시조차 붙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라포르타 회장은 이날 “선수단 임금은 구단 총수입의 103%에 이른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시대에 어떤 구단이라도 이런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바르셀로나가 그동안 방만한 경영을 이어갔기에 조금 먼저 위기를 맞았을 뿐 대부분 팀도 비슷한 일을 겪을 수 있다. 이를 인지한 수많은 구단이 긴축경영에 들어가며 축구계 분위기도 변화하는 중이다. 최근 몇 년간 이어졌던 선수 이적을 둘러싼 ‘돈 잔치’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여기에 유럽 빅리그에 물밀듯 들어오던 스폰서 등도 줄어드는 모양새라 당분간 세계 축구계는 긴축재정으로 인한 추운 겨울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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