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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물회·갯장어 샤브샤브·장흥삼합 “오매! 맛나부러”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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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14 19:00:00 수정 : 2021-08-14 18: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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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보양식 장흥의 맛/탱글탱글 갯장어 야채국물에 퐁당 입에서 ’사르르’/뱃사람 즐겨 먹던 된장물회 해장으로 엄지 척/한우·키조개·표고버섯 장흥삼합 뜨거운 태양 이길 힘 얻어

 

갯장어 샤브샤브

표고버섯, 부추, 양파를 숭숭 썰어 넣고 대추도 듬뿍 넣었다. 10분이 지나자 “보글보글” 맛있는 소리를 내며 끓기 시작하는 전골냄비의 하얀 국물. 깨끗하게 손질해 칼집 낸 뽀얀 갯장어 한 덩어리 은근슬쩍 국물에 데치고 고추냉이 간장에 살짝 찍어 깻잎과 상추 위에 살포시 얹으니 비주얼에 침이 꼴깍 넘어간다. 참지 못하고 입으로 급하게 밀어넣는다. 겨우내 골목에 쌓인 단단한 눈이 봄볕 내리쬐면 한순간에 녹아내리듯 사르르 없어지는 식감이라니. 진정 미식가도 울고 갈 보양식이로구나.

 

손질된 갯장어와 전복
갯장어 샤브샤브

#여름 별미 갯장어 샤브샤브 먹어보셨나요

 

남도여행은 입이 즐거워진다. 미식가들의 입맛을 홀리는 다양한 음식이 널렸기 때문이다. 전남 장흥의 여름은 더욱 특별하다. 바로 갯장어 샤브샤브 덕분이다. 여름철 장어는 스태미나 음식의 대명사. 간과 신장의 기능을 왕성하게 만들어 폭염으로 상한 기를 보강해 주는 장어는 근육과 뼈도 튼튼하게 해준다.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칼슘, 인, 철, 비타민 A, B도 풍부해 보양식으로 손에 꼽는다. 한여름에 장어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바다에서 나는 갯장어는 ‘하모’로 많이 부르는데 일본말이니 갯장어로 쓰자.

 

장흥군 안양면 한승원산책길 여다지회마을로 들어서자 테이블마다 전골냄비에서 보글보글 국물이 끓고 있다. 한구석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갯장어 샤브샤브를 주문하자 부추, 표고버섯, 양파가 푸짐하게 접시에 담겨 나온다. 몽땅 전골냄비에 넣어 진하게 국물이 우러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먹음직스럽게 칼집을 낸 탱글탱글한 갯장어를 국물에 퐁당퐁당 담그는 순간 꽃이 피듯 둥글게 말리며 맛있게 데쳐진다. 초장이나 고추냉이 간장에 찍어 깻잎, 상추와 함께 한 점 입에 넣으면 부드러운 살점이 씹을 것도 없이 사르르 녹아 없어진다.

 

갯장어회

한국관광공사가 가장 깨끗한 갯벌로 선정한 장흥의 남쪽 안양면 여다지해변의 모래나 갯벌에서 서식하는 갯장어는 힘이 좋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보통 살을 발라낸 갯장어 뼈에 황기, 녹각, 엄나무 등 한약재를 넣고 끓여 국물 한 수저에도 몸이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이 국물에 전복과 키조개를 익혀 먹는 것도 또 다른 별미다. 갯장어는 가을로 접어들면 가시가 억세지기에 요즘이 가장 맛있는 때다. 장어회에도 도전한다. 보통 장어는 굽거나 샤브샤브로 먹기에 장어회를 맛보기는 쉽지 않지만 장흥에서는 회로 많이 즐긴다. 독특하게 고추냉이 간장에 찍어 양파껍질에 싸서 먹는데 담백하고 고소한 맛과 양파가 입에서 아삭아삭 씹히는 소리가 어우러져 입과 귀가 함께 행복해진다.

 

된장물회

#구수한 된장의 시원한 변신 된장물회

 

제주나 강원의 소문난 물회집에서는 대개 고추장을 기본으로 내온다. 하지만 장흥은 고추장 대산 된장을 쓴다. 된장물회는 바지락 회무침, 갯장어 샤브샤브와 함께 장흥의 여름 별미 베스트3에 꼽히는 메뉴. 장흥 앞바다에서 잡은 생선으로 회를 떠 된장국물에 섞어 먹는데 된장의 담백함과 회 본연의 맛이 어우러지는 미식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된장물회

장흥 현지인들에게 인기 높은 회진면 청송횟집을 찾았다. 커다란 그릇에 3∼4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 담겨 나오는데 신김치와 잘 익힌 열무김치를 썰어 된장에 조물조물 무친 뒤 물을 붓고 싱싱한 광어와 농어회를 듬뿍 넣었다. 얼음이 동동 떠 있고 깨소금이 솔솔 뿌려져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청양고추를 듬뿍 넣고 매실식초로 간을 낸 덕분에 칼칼하고 쌉싸래한 맛이 구수한 된장 맛과 환상적으로 어우러진다. 국물이 시원해 해장으로도 좋겠다. 뱃사람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다. 고기잡이하다 허기를 느낄 때 생선에 된장, 김치를 넣고 비빈 뒤 물을 부어 찬밥을 말아먹으면 든든한 한끼를 채울 수 있었다. 된장물회에는 국수사리가 기본으로 나오며 된장물회에 살살 풀어먹으면 소문난 냉면 저리가라다.

 

장흥삼합

#멈출 수 없는 한우와 키조개의 유혹 장흥삼합

 

장흥삼합은 장흥을 대표하는 아홉가지 맛 중 으뜸으로 꼽힌다. 장흥에 놀러가 삼합을 먹지 못했으면 푸대접받은 것이라는 얘기가 있으니 장흥에서 삼합을 먹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다. 보통 삼합하면 돼지수육과 홍어를 묵은김치에 싸서 먹는 메뉴를 떠올릴 텐데 장흥은 완전히 다르다. 한우, 키조개 관자, 표고버섯을 상추나 깻잎에 싸 먹는 삼합으로 육지와 바다를 한꺼번에 즐기는 특별한 보양식이다.

 

장흥삼합

장흥읍 물레방앗간길 만나숯불갈비를 찾았다. 불판에 마블링이 예술인 한우를 올리고 움푹 파인 테두리에는 물을 넣어 키조개 관자와 표고버섯을 익혀 먹는다. 국물에 청양고추를 썰어 넣으면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 더해진다. 한우 위에 키조개 관자와 표고버섯을 쌓아 올려 입에 넣자 깊은 숲속의 흙내음과 짭조름한 바다내음이 어우러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니 이런 환상적인 조합이 또 있을까. 참나무에서 자란 표고버섯의 쫄깃함과 비옥한 갯벌에서 자란 키조개 관자의 부드러운 식감, 그리고 청정자연에서 자란 한우가 혀에 착착 감기는 감칠맛은 따로 먹을 때보다 몇 배나 증폭되며 깊은 맛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한우 소머리국밥
정남진 토요시장

어떻게 이런 삼합이 탄생했을까. 장흥은 사람 수보다 한우가 많을 정도로 한우의 고장이다. 2018년 기준 2065곳 농가에서 4만9500여마리를 사육하며 1등급 이상 한우가 78.56%에 달해 전국 2위의 1등급 이상 판정두수를 자랑한다. 깊은 숲에서 자라는 표고버섯도 장흥이 전국 생산량의 10%나 차지한다. 키조개는 득량만의 안양면 수문항과 여닫이해변이 주산지. 키조개 마을로 불릴 정도로 해류의 흐름이 좋고 갯벌이 싱싱하게 살아 있어 맛이 좋은 키조개가 생산된다.

 

정남진토요시장에는 장흥삼합 식당들이 즐비하며 어느 곳을 들어가도 건강한 삼합을 즐길 수 있다. 한우가 좋으니 소머리국밥도 해장으로 끝내준다. 정남진토요시장 한라네에 들어서자 커다란 가마솥에서 진한 육수가 펄펄 끓고 있다. 이른 아침, 여러 차례 토렴해 정성껏 내온 국밥 한 그릇 먹으니 배가 든든하게 불러오며 뜨거운 태양을 이길 힘을 얻는다. 


장흥=글·사진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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