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부친 문용형씨의 친일파 논란 언급을 한 국민의힘 최재형 예비후보측을 향해 ‘심각한 유감’이라는 표현을 쓰며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기간 중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것에 비추어 보면 이례적인 대응이다. 청와대는 최 후보측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대응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야당 정치인 시절에도 부친의 친일 관련 언급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한 바 있었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은 10일 오후 브리핑에서 최 후보측의 언급과 관련,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 최 후보측이 본인의 논란을 해명하면서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은 대선후보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최 후보측이 인터넷 언론 오마이뉴스가 조부(최병규)와 증조부(최승현)의 친일 의혹 가능성을 보도한 것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부친 문용형씨를 언급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앞서 최 후보 공보특보단은 오마이뉴스의 ‘[단독 검증] 최재형의 할아버지 ‘최병규’는 진짜 독립유공자일까?’보도에 대해 “최병규와 관련한 대통령 표창 사실, 독립운동 행적 사실 등은 모두 거짓이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오마이뉴스는 최 후보자의 조부가 일제강점기때 면협의원이 된 사실과 도의원 선거에 도전했던 점, 만주로 건너가 조선거류민단장등을 맡았던 점, 증조부가 같은 시기 면장을 지냈던 점등을 들어 최 후보자 조부가 독립운동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 공보특보단은 “일제 시대 당시 지식인들은 각자 위치에서 고뇌하며 살아왔다. 특정 직위를 가졌다고 해서 친일로 정의내릴 수는 없다”고 반박했는데, 그러면서 “그런 식이라면 흥남에서 농업계장을 한 문 대통령 부친도 친일파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했다. 후보자 조부의 행적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비유로 문 대통령 부친의 행적을 들었다. 문 대통령 부친인 문용형은 일제강점기 말기에 보통문관시험에 합격, 흥남읍사무소 농업계 계장으로 근무했었다.

이 비유를 놓고 청와대가 강력 비판에 나선 것이다. 이는 문 대통령이 대선 국면에서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터라 눈에 더 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으나 청와대와 정부는 철저하게 정치적 중립을 지켜라”고 지시한 바 있다.
청와대는 다른 의도가 있지 않다고 했다. 적절치 못한 비유에 대한 비판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후보 측에서 팩트와 맞지 않는 언급이나 부적절하게 대통령을 끌어들인 측면에 대해 유감을 표한 것”이라면서 “다른 의도가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유감 표현은) 대통령의 뜻이 반영되어 있다”고 했다.
친일논란에 대한 문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어느정도인지를 엿 볼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도 부친과 관련한 소문에 강경대처한 바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시절인 지난 2015년 10월 ‘문 대표의 부친이 친일 전력자이고 인민군이었다’는 허위사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무차별 유포되고 있다면서 문 대표는 사법기관에 정식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었다.
한편, 청와대의 이러한 비판에 최 후보측은 “문 대통령 선친이 친일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고 일제침탈의 아픈 역사와 어쩔 수 없이 협조하며 살아야했던 조상들을 비난하고픈 생각도 전혀 없다”면서 ”국민을 토착왜구로 몰아세워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는 정부 여당과 일부 친여매체에 대해 그런 식의 기준이라면 심지어 문 대통령의 부친도 친일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지적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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