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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HO’ 이름표 거꾸로 달고 뛴 오주한…“고생했다” 응원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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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10 10:19:22 수정 : 2021-08-10 10: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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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출신 귀화 마라토너 오주한. 연합뉴스

‘HO(호)’. 케냐 태생 귀화 한국인인 오주한(33) 선수가 이번 도쿄올림픽 마라톤에서 단 이름표이다. 올림픽 경기에 출전한 마라톤 선수들은 가슴팍에 커다란 이름표를 단다. 이름표는 이름을 뺀 성만 영어로 표기한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오주한은 ‘OH(오)’가 아닌 ‘HO(호)’로 이름표를 거꾸로 달았다.

 

오주한은 지난 8일 삿포로 도심에서 열린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기권했다. 선두 그룹을 유지하던 그는 13㎞ 중반 지점을 달리다 왼쪽 허벅지 뒷부분을 잡고 멈춰 섰다. 결국 15㎞ 지점을 통과하지 못하고 기권해 스타트 지점인 삿포로 오도리 공원으로 돌아왔다. 

 

케냐 출신의 오주한은 2018년 9월 한국 국적을 얻었다. 이름도 뜻이 깊다.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에서 ‘한국을 위해 달린다’는 뜻의 ‘주한’으로 바꿨다. 또 케냐 현지부터 자신의 마라톤 인생을 이끌어온 고(故) 오창석 감독(백석대 교수)의 성인 ‘오’를 따랐다.

 

오주한은 2007년 케냐에서 마라톤 캠프를 운영하던 오 감독에게 발굴된 뒤 가파른 속도로 기량을 끌어올렸다. 오주한의 훈련을 이끌어온 오 감독은 케냐에서 그의 훈련을 돕다가 얻은 풍토병으로 지난 5월 세상을 떠났다. 이에 오주한은 “하늘에 계신 ‘한국 아버지’를 위해 올림픽 메달을 따겠다”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하지만 오주한의 메달 도전은 부상으로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 국민들은 이런 오주한에게 애정 어린 격려를 보내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에선 “그동안 뼈를 깎는 훈련을 하느라 고생한 것도 고맙게 생각한다” “더운 날씨에 1㎞도 뛰기 힘든데 고생했다” “낯선 타지에서 올림픽 하나만 바라봤을 본인이 가장 속상할 것 같다” “빠른 부상 회복을 바란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여기에 3년 후 파리올림픽에서 오주한의 모습을 기대한다는 응원의 메시지도 잇따르고 있다. “파리 올림픽 출발점에 선 오 선수가 벌써 머릿속에 그려진다” “마음을 다잡고 또 한 번 올림픽에 도전하자” “다시 일어서서 힘내자” 등이다.


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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