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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비판한 美에 내정간섭 말라더니… 中 “한·미 훈련 반대”

입력 : 2021-08-09 06:00:00 수정 : 2021-08-09 0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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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홍콩·신장 등 인권 탄압 지적에 반발
韓 내정문제 훈련에 공개 의사 표명 ‘모순’
최재형 “제3자 왈가왈부 용납못해” 비판
왕이 중국 외교부장. 연합뉴스

중국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반대를 공개적으로 표명해 ‘내정간섭’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 등이 중국의 인권탄압을 지적할 때마다 ‘내정불간섭’ 원칙을 들어 방어해 온 중국이 되레 한국의 내정에 간섭하려 드는 건 모순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국내 정치권에서 커지고 있다.

8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왕이(사진) 외교부장은 지난 6일 화상으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현재의 형세 하에서 건설적이지 못하다”며 “미국이 진정 북한 측과 대화를 재개하고자 한다면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 있는 조치를 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훈련은 엄연히 한국 내정에 속하는 사안인데도 중국이 이를 건드리고 나선 것이다.

정작 중국은 이날 회의에서도 내정불간섭 원칙을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들었다. 왕 부장은 “내정불간섭은 유엔헌장의 중요한 원칙이자 국제관계의 기본규범”이라면서 “다자주의를 실천하는 본연의 의미이며 수많은 개도국이 주권과 독립, 정당성을 수호하는 마법의 무기”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반대를 언급하기 직전 나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회의에서 중국 핵무기의 급속한 발전에 깊은 우려와 함께 티베트, 홍콩, 신장 지역의 인권탄압 문제를 제기하자 왕 부장은 또 “내정불간섭의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고 맞섰다. 미국의 공세는 내정불간섭을 들어 방어하면서 한국의 내정에는 스스럼없이 간섭하는 극히 모순된 행동을 보인 셈이다.

블링컨 장관의 문제 제기는 ‘중국이 건설 중인 핵미사일 격납고 수가 230개에 달한다’는 미 언론 보도를 근거로 삼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 수를 300개 정도로 추정하지만, 플루토늄 보유량으로만 본다면 1000개 이상의 핵탄두를 제조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점을 들어 미국이 중국을 비판하자 “내정간섭을 하지 말라”고 반박한 것이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뉴스1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한·미 연합훈련 개최 여부에 대해 제3자인 중국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북한이 핵 미사일 능력을 계속 증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지킬 훈련을 할지 여부는 한·미 양국이 동맹 차원에서 결정할 사안으로서 어느 나라도 이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ARF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에 대화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으나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기로 했던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의 촉구에 북한 대표인 안광일 주아세안 대표부 대사는 ‘외부의 적대적 압력이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취지의 원론적 답변만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이현미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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