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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죽음… ‘인간 삶의 목적’을 묻다

입력 : 2021-08-07 02:00:00 수정 : 2021-08-06 20: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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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하우스켈러/김재경 옮김/추수밭/1만8000원

왜 살아야 하는가/미하엘 하우스켈러/김재경 옮김/추수밭/1만8000원

 

‘왜 살아야 하는가?’

독일의 철학자인 저자는 이를 ‘궁극의 의문’이라고 부른다. “우리 존재의 핵심을 파고드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궁극의 의문은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라는 점에서도 궁극적이다. 누구나 품어 봤음직한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은 동서고금에 예외가 없었다. 그중에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와 철학자로 꼽히는 이들이 포함돼 있다.

책에 따르면 톨스토이는 청년 시절부터 왜 사는지,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탐구했다. 이 문제에 천착할수록 죽음이 부각됐다. 어떤 존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이 모든 것을 무화시킨다는 느낌을 받았고”, 따라서 “무의 도래를 애써 미룰 만한 충분한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런 생각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극단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톨스토이는 그러지 않았다. 그는 “무의미한 것은 삶 자체가 아니라 특정한 종류의 삶, 특정한 양식의 삶이라는 사실을 깨달아 갔던 것”이다. “삶을 끝내는 대신 삶을 변화시킴으로써 의미 있는 실존 양식을 발견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왜 사는가’, 가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로 시선을 돌릴 때 중요한 것이 믿음이다. 책은 톨스토이에게 믿음이란 “죽음을 받아들이고 죽음에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들 뿐 아니라 애초에 죽음 자체를 찾지 않을 이유를” 제공해 준다.

“믿음은 삶의 원동력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살아있다면 그것은 그가 무언가를 믿고 있기 때문이다.”

톨스토이는 우리의 “영혼 안에 절대 틀리는 법이 없는 판사가 들어앉아 어떤 행동이 더 좋고 어떤 행동이 더 나쁜지 계속 판단해 준다”고 생각했다. 이 말은 곧,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마음속 깊이 잘 알고 있다는 의미다. 핵심은 이 ‘내면의 판사’가 하는 말을 들을 능력과 의지가 있는가다. 톨스토이는 내면의 목소리가 지배적인 여론과 교리, 절차, 전통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함을 강조하며 “일을 하고 겸손을 나타내며 삶이 주는 고통을 견디고 다른 이들을 사랑과 연민으로 대하라”고 설파했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좋은 삶, 의미 있는 삶을 사는 비법”이다.

책은 톨스토이를 포함해 쇼펜하우어, 니체, 카뮈 등 10명의 사상을 깊이 들여다보며 삶과 죽음의 의미를 탐색한다. 그것은 현대인이 흔히들 보이는 이익주의, 합리주의, 허무주의, 냉소주의 등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또 그들의 사상에서 보이는 차이와 장단점을 균형 있게 소개한다.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인간과 세상에 대한 작가, 철학자의 생각이 교차하고 충돌하며 다채롭게 전개된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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