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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 주범은 일상 속 ‘버리는 습관’

입력 : 2021-08-07 02:00:00 수정 : 2021-08-06 20: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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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기계화로 곡물 수확 증가
식품 남으면 고민 없이 폐기처분
자원 낭비·환경 오염으로 이어져

유럽서 버려지는 음식만 모아도
지구촌 빈곤층 2배 먹일 수 있어
푸드뱅크·냉동저장 등 대안 소개
인간이 만들어내는 막대한 양의 각종 쓰레기는 그 자체로뿐 아니라 그것을 만들기 위해 쓰인 자원 낭비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것은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음식물 쓰레기 전쟁/앤드루 스미스/이혜경 옮김/와이즈맵/1만5000원

 

그러니까 친환경이 뭔가요?/조지나 윌슨 파월/서지희 옮김/문예춘추사/1만4800원

 

오늘도 당신은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에 흡족했을지 모르겠다. 그것은 넉넉함의 상징과도 같고, 때로는 정많음의 표시로도 간주된다. 하지만 약간의 음식을 남기는 것은 현대인의 세련된 매너이기도 한지라 그릇을 다 비우지는 않았다.

여기까지는 행복한 그림인데, 문제는 남은 음식이다. 볼 것도 없이 쓰레기로 처리된다. 이렇게 쌓이는 음식물 쓰레기가 엄청나다고 한다. 그 음식을 만들기 위해 들인 수많은 자원이 낭비되고, 쌓인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환경문제도 심각하다. ‘음식물쓰레기 전쟁’과 ‘그러니까 친환경이 뭔가요?’는 안일한 습관에서 비롯된 환경문제를 다룬다. 일상에서 반복되는 습관으로 인한 환경문제를 짚으면서 그것을 개선할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막대한 음식물 쓰레기, 습관이 빚은 환경범죄

“인간이 소비하기 위해 재배하거나 길렀지만 소각되거나 버려져 식품체계에서 제거되는” 음식물 쓰레기는 음식물이 생산되어 소비되는 각 단계에서 대량으로 발생한다. 책 ‘음식물 쓰레기 전쟁’에 따르면 이는 20세기 이후 농업의 기계화와 이에 따른 수확량의 증가로 식품 가격이 하락함으로써 가치가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식량 생산자의 대표 격인 농부는 소매상과 맺은 엄격한 계약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곡물을 대량생산하고 팔리지 않은 것은 갈아엎는다. 가공업자는 식품가격이 낮아 재료의 사용 방법을 고민하기보다는 폐기처분하는 것이 실용적이다. 소매상은 가능한 한 많은 상품을 진열했다가 최상의 상태를 넘기면 내다 버리는 것이 편리하다. 소비자의 경우에는 미심쩍은 식품은 풍미상실, 악취, 식중독의 위험을 핑계로 즉각 폐기해 버린다.

앤드루 스미스/이혜경 옮김/와이즈맵/1만5000원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막대하다. 독일의 한 연구에 따르면 독일인은 연간 1100만t의 음식을 버리며 이를 개인으로 환산하면 연간 82㎏에 달한다. 유럽의 가정들에서 매년 1000억유로(약 133조8440억원)의 음식을 내버리고 있고, 유럽에서 버려지는 음식은 “지구상에서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의 2배를 먹이고 남을 양”이라고 한다. 놀라운 것은 이 중에 버리지 않아도 될 것이 상당하다는 사실이다. 한 민관협력기구의 보고를 보면 영국에서 매년 670만t이 버려지는데 이 중 410만t은 버리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다.

음식물 쓰레기는 다양한 환경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종이, 병, 금속, 캔, 유리 등은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음식물에 오염될 경우 그것이 불가능하다. 미국의 경우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의 약 25%가 음식물 오염으로 그냥 폐기된다고 한다. 매립지에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는 땅 속에서 메탄가스를 발생시키며 심각한 환경 오염의 주요한 요인이 된다.

책은 음식물 쓰레기의 배출과 그 원인, 여기서 비롯된 심각한 문제들을 짚는다. 동시에 버려지는 음식물을 활용해 인류를 먹이고 지구를 살리면서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대표적인 것이 푸드뱅크처럼 빈곤층의 급식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복지체계의 축소에 따라 식량의 부족, 빈곤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음식 전달체계가 만들어진 셈이다. 저자는 “푸드뱅크가 흔하게 목격되기 시작한 것은 21세기에 음식물 쓰레기와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부터”라고 평가한다.

조지나 윌슨 파월/서지희 옮김/문예춘추사/1만4800원

◆친환경 실천, 어렵지 않다

지구온난화니 기후변화니 하는 말이 이제는 익숙해지긴 했지만 나 스스로가 뭔가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낯설다. ‘친환경’이란 시민단체, 정부, 국제기구 등과 같은 곳에서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책 ‘그러니까, 친환경이 뭔가요?’는 이런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며 당장 실천할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의 정체성은 ‘오늘부터 시작하는 에코 라이프’라는 부제에 보다 직접적으로 표시된다.

음식물 쓰레기와 관련된 내용을 보자.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냉동실의 적절한 활용을 제시한다. “여분의 생 허브나 남은 와인을 얼음 틀에 얼렸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고”, “남은 채소는 다져서 얼려두면 바로 쓸 수 있다”고 제안한다. 유제품 산업은 “전체 온실가스의 3∼4%를 배출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우유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적 제품을 알려준다. 코코넛 우유도 그중 하나인데 “코코넛 재배에는 물과 화학 물질이 거의 들지 않으며, 그 나무들은 살아 있는 내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여름철 흔히 사용하는 선크림을 두고는 “1만4000t이 흘러들어가 (그 안에 함유된) 화학물질들이 미생물을 파괴하고, 먹이사슬을 따라 이동해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킨다”고 지적한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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