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절반 이상이 ‘반페미니즘’ 성향
“청년들 전통적 남성성 대안 찾아야”
“과거에 여성차별이 있었던 것은 동의합니다. 유리천장도 동의하고요. 하지만 과거의 차별을 왜 현대의 남성에게 짊어지게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A씨)
“요즘 사회를 보면 남성들은 코르셋이 아닌 갑옷을 요구당하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현재의 페미니즘은 기성세대들이 저지른 보수적 성차별을 이유로 20~30대 남성 청년들에게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잣대를 들이밀고 있습니다.”(B씨)
20대 남성인 A씨와 B씨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과거에 존재했던 일이지 현재까지 지속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페미니즘은 “오로지 여성만을 위해서 활동하고 남성을 억압하는 학문”(A씨)이고, “남녀평등이 아닌 여성우월을 주장하는”(B씨) 외침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변화하는 남성성과 성차별’ 연구에 나타난 이 같은 20대 남성들의 주장은 현재도 지속하고 있다. 과거 한국 사회가 남성들에 요구한 ‘전통적 남성성’의 의미는 청년세대로 갈수록 옅어지고 있지만, 여성과의 갈등이나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은 오히려 뚜렷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만 19~59세 남성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대 중 ‘적대적 성차별주의’ 또는 ‘반페미니즘’의 성향을 나타내는 비율이 50.5%에 달했다. ‘적대적 성차별주의’는 남성의 권력에 도전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여성에 대한 적대감을 말한다. 이 수치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점차 줄었다.
반면 전통적 역할을 따르는 여성을 보호하고 돌보는 ‘온정적 성차별주의’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여, 20대에서 가장 낮고 50대에서 가장 높았다. 연구를 수행한 마경희 연구위원은 “중장년층의 온정적 가부장주의가 청년층을 중심으로 반페미니즘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는 그러면서도 전체 남성 3명 중 1명(27.0%)이 성차별에 반대하는 지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 위원은 “비전통적 남성성을 가진 남성들이 다양한 페미니즘을 통해 전통적 남성성에 대한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페미니즘이 남성의 이해(利害)와 갈등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청년 남성과의 연대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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