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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짜·똠양 피자·반미… 맛으로 즐기는 해외여행 [김새봄의 먹킷리스트]

입력 : 2021-08-07 12:00:00 수정 : 2021-08-07 12: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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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억맘 소스와 삼겹살
절묘한 조화 ‘분짜’
매콤새콤 등뼈찜 ‘랭쎕’
고수·치즈 만남 ‘똠양 피자’
베트남·태국으로 GO!
분짜
푹푹 찌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하루에도 몇 차례 마치 열대 지역의 스콜을 연상시키는 듯한 짧은 비가 내리기도 해 마치 동남아시아에 있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덥고 습한 날씨, 차라리 동남아 식으로 맛있게 이겨내는 것은 어떨까. 김새봄의 열다섯 번째 먹킷리스트는 ‘동남아음식 맛집’이다.

 

#더위에 지친 입맛 치료하는 새콤달콤 베트남식 비빔국수

안국역 초입에서 10분이 채 안 되는 거리에 맛집이 있다. 멀리에서부터 한눈에 보이는 흰 간판 위의 정직한 다섯 글자 ‘베트남식당’. 국내에서 한창 베트남 쌀국수 체인점 열풍이 불 때부터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찾아가는 ‘찐’ 베트남 음식점 ‘비엣콴’이다. 연노랑 컬러의 페인트로 가득 메운 가게 모습은 베트남의 쾌적한 식당에 들어온 기분. 가게 주인과 점원 모두가 베트남 사람임은 물론이고, 냉장고의 다양한 베트남 술, 곳곳에서 보이는 베트남 전통모자 농(non)까지 현지 그대로를 옮겨놓은 것 같다.

비엣콴 최고의 메뉴는 분짜. 쌀국수면(bun)과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를 새콤달콤한 느억맘 소스에 찍어먹는 요리다. 더위에 지쳐 입맛 없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분짜의 불맛나는 고기는 잠든 입맛을 깨운다. 대개 국내에서 분짜는 접시에 면과 고기, 각종 야채와 허브를 한꺼번에 담아 푸짐하게 내는 케이스가 많다. 반면 비엣콴은 면만 따로 삶아 낭랑하게 그릇에 담고, 따로 느억맘 소스에 직화 삼겹살을 넣어 불맛을 주고 소바처럼 찍어먹는 하노이 현지 정통 스타일이다. 소스 맛에서 상당한 내공이 곧바로 느껴진다. 기막힌 비율의 느억맘 소스와 불맛 강한 삼겹살의 조화. 여기에 찹쌀로 만든 보드카 한잔 찐하게 곁들이면 이곳이 바로 베트남이다.

랭쎕

#카오산로드 야시장의 인기 메뉴, 성처럼 쌓은 돼지뼈요리

압구정 한복판 한 상가의 좁은 입구를 따라 지하로 들어가면 작은 태국이 펼쳐진다. 벽면에는 현지인들이 쌀국수를 먹고 있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현지 느낌이 물씬 난다. 코로나19 직전 문을 연 ‘까폼’으로 태국식 등뼈찜인 ‘랭쎕’의 놀라운 비주얼이 소셜 네트워크를 타고 인기가 수직상승해 지금까지도 줄을 서는 맛집이다. ‘랭’은 우리말로 돼지뼈, ‘쎕’은 맵고 시다는 의미의 형용사로 매콤새콤한 돼지 등뼈찜이라는 의미. 국내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모양의 산처럼 쌓여 나오는 랭쎕은 사실 본토의 ‘똠랭’에서 파생된 요리다. 몇 년 전부터 방콕 야시장인 카오산로드에서 똠랭을 크게 쌓아 XL, XXL 등의 거대한 크기로 파는 게 유행하기 시작한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원래 똠랭은 국물을 많이 넣어 똠양처럼 만드는 게 원조라고. 상당한 크기로 쌓은 랭쎕은 기암절벽을 떠올리게 한다. 고추, 마늘, 라임은 기암절벽에 드문드문 핀 풀과 꽃을 연상시키며 칼칼하면서도 새콤달콤 녹진한 맛을 낸다. 청량한 고추 맛의 여운이 실로 진하다. 살코기가 무척이나 많이 붙은 등뼈의 오일리한 맛을 음미할 때쯤, 5000원의 행복 땡모반(수박주스) 한잔 곁들이면 더위가 싹 가신다.

똠얌피자

#시원한 생맥주에 안성맞춤인 똠얌피자

아재입맛 핫플레이스인 소주기운 가득한 충무로의 노포 골목. 이곳에 스타일리시함이 가득 넘치는 외관에 맛있는 음식에 맥주 한잔 하고 가라는 소리를 외치는 듯 힙하고도 과감한 간판이 걸린 ‘태국수’가 있다. 이름에서 눈치 챘겠지만 태국 국수의 줄임말이다. 태국수에는 토스트부터 태국밥까지 특이한 메뉴들이 한가득이다. 특히 현지 정통 메뉴에 한국식 터치를 섞어 메뉴가 분명 어색한 것 같으면서 익숙하다.

태국수의 하이라이트는 똠얌피자.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받아든 첫인상은 ‘어라?’. 피자에는 토핑이라곤 새우 하나, 샐러드처럼 올린 고수뿐이다. 아무리 똠얌에 집중한다고 해도 이렇게 단순한 모양새라니. 실망하려던 차 늘어지는 치즈 부여잡고 한 입 베어 물면 눈이 휘둥그레지며 풍미라는 게 폭발한다. 녹진한 치즈 아래에 시큼한 똠얌 소스가 한가득이고 향긋한 고수와 만나 시너지는 극에 달한다. 바삭하게 구워진 도우의 담백함까지 어우러져 몇 가지 안 되는 재료로 이국적임과 프로페셔널함을 모두 담고도 남았다. 반쯤 즐기다 나머지 반은 직접 만든 레몬그라스 오일을 더해준다. 맥주까지 곁들인다면 그야말로 게임 끝이다.

반미

#격한 겉바속촉, 베트남식 샌드위치

‘반미’라는 단어가 ‘반미운동’이란 뜻으로 받아들여지던 시절부터 베트남에서 ‘반미(banh mi·베트남식 샌드위치)’를 배워 한국에 전파한 음식점이 경리단길에 전문점을 오픈했던 ‘레호이’다. 여유로운 소월길 언덕 한쪽, 인적드문 길 어디에 위치한 노란 건물의 창문 앞엔 도토리 키재기하듯 아담하며 서로 높이가 다른 정겨운 간이의자가 놓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베트남 전통 전등이 은은하게 맞아준다. 심플하면서도 그 자체로 베트남이 떠오르는 노란 샌드위치 바구니. 얇은 크라프트지 하나 위에 통통하게 올라온 레호이의 반미는 무심한 듯 시크하다.

바삭한 쌀 바게트에 짭짤하게 익힌 고기, 아삭한 오이와 담백한 달걀의 조화는 최강이다. 샬롯 후레이크를 솔솔 뿌리고, 쓰리라차 소스와 함께 묶어둔 샌드위치를 한 입 와작 베어 물면 샌드위치 배 안에 꽁꽁 숨어있던 달걀노른자가 톡 터져 줄줄 흘러나오며 온갖 소스, 야채들과 입안에서 함께 춤을 춘다. 역시 달걀은 최고의 재료다. 달걀의 담백함과 고기의 따뜻함, 야채의 신선함과 크리스피한 후레이크까지 온갖 맛이 서로 악수한다.


김새봄 푸드칼럼니스트 spring58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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